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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여자 태권도 49㎏급 김소희(왼쪽)가 생애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남자 58㎏급 김태훈도 처음 출전해 얻은 동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가 생애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소희는 1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의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 결승에서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를 7-6으로 힘겹게 꺾었다. 이로써 김소희는 이번 대회 태권도에서 첫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우리나라 선수단에는 7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김소희는 올림픽 출전이 처음이지만 2011년 경주,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46㎏급에서 잇달아 우승한 월드 챔피언 출신이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46㎏급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한 김소희는 올림픽 무대까지 평정하며 새로운 ‘태권도 여제’의 탄생을 알렸다.

김소희는 이번 대회 첫 경기(16강전)에서 훌리사 디에스 칸세코(페루)를 10-2로 완파하고 순조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결승까지 매 경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결을 벌였다. 최대 고비였던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태국)와 8강전에서는 2-4로 끌려가다 마지막 3라운드 종료 4초를 남겨 놓고 머리 공격에 성공해 6-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준결승전에서는 야스미나 아지즈(프랑스)와 3라운드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골든 포인트제로 치러지는 연장전에서 36초를 남겨 놓고 몸통 공격에 성공해 1-0으로 이겼다.

지난해 러시아 카잔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 보그다노비치와 맞선 결승도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게 했다. 1라운드 중반 몸통 공격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2-1로 앞선 김소희는 2라운드 중반 상대 등 뒤로 왼발로 들어 올려 헤드기어 뒷부분을 때리고 석 점을 보탰다. 3라운드에서도 먼저 점수를 냈지만 이후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무려 7차례나 경고를 받으며 경고로만 석 점을 내줘 7-6까지 쫓겼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김소희가 다시 매트 위에 넘어지자 보그다노비치 측에서 경고를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때까지 총 9개의 경고를 받은 김소희는 경고 하나만 더 받으면 10개가 돼 대회 규정상 감점패를 당하는 위기의 순간이었다.

세계태권도연맹(WTF) 관계자에 따르면 주심은 김소희의 손이 매트에 닿은 것이 경기가 종료된 뒤라면서 보그다노비치 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보그다노비치 측의 요청으로 비디오 리플레이를 했고, 판독관이 주심의 판정이 맞다고 확인하자 김소희는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보그다노비치를 응원하는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졌다.

보그다노비치는 경기가 끝난 뒤 세르비아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은메달을 딴 것도 큰 성공"이라며 "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남자 58㎏급 김태훈(22·동아대)도 생애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그랜드슬램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동메달로 한국 태권도 대표팀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첫 메달을 안겼다. 김태훈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를로스 루벤 나바로 발데스(멕시코)와 0-0으로 맞서던 2라운드 종료 24초를 남겨놓고 상대 왼발을 피해 오른발로 헤드기어를 때려 3점을 뽑아 승리를 예감했다. 3라운드에서는 만회를 위해 서두르는 상대의 몸통을 노려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가며 추격을 뿌리쳐 7-5로 승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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