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영변 원자로의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핵무기 2∼4개 분량의 플루토늄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정책연구기관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21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ISIS는 북한에서 재처리를 통해 추출한 플루토늄의 양을 5.5∼8㎏으로 추정한 뒤 핵무기 1개당 2∼4㎏의 플루토늄이 쓰이는 점을 고려해 이같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19일자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영변 핵단지에서 재처리시설로의 화학약품 탱크 반입이나 재처리 관련 설비의 가동 같은 활동들이 나타났으며, 이런 움직임은 북한이 올해 상반기에 영변 재처리시설을 재가동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북한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17일 일본 교도통신과의 서면인터뷰에서 "흑연감속로에서 꺼낸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했다"고 밝혔다.

정제된 플루토늄은 고농축우라늄과 마찬가지로 핵무기의 원료 물질이다.

ISIS는 이날 발표에서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 추정치를 지난 6월 제시했던 13∼21개로 유지했다.

2014년 말을 기준으로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핵물질을 핵무기 10∼16개로 제시했던 ISIS는 지난 6월 수정치를 발표하며 북한이 주로 우라늄 농축으로 핵물질을 늘렸지만 북한이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에 나선 점도 "독자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ISIS는 "이번 추정치에는 북한이 영변 이외의 지역에서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했을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았으며, 그런 가능성까지 고려할 경우 북한이 보유한 핵물질의 양은 핵무기 2∼3개 분량만큼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ISIS는 영변 핵단지가 있는 평안북도 영변에서 서쪽으로 약 45㎞ 떨어진 장군대산 지하에 원심분리기 200∼300개 규모의 옛 우라늄 농축시설로 의심되는 장소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영변 원자로에서 사용후 핵연료를 빼내 재처리했을 가능성은 올해 초부터 계속 제기돼 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4월 공개한 북한 영변 핵단지의 재처리시설 주변에서 새로 나타난 활동 모습. [에어버스 디펜스 앤드 스페이스·38노스 공동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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