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결혼식장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로 지목한 '이슬람국가'(IS)를 터키 안팎에서 소탕하겠다고 다짐하면서 IS가 장악한 터키-시리아 접경지역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메블류트 차부숄루 터키 외교장관은 22일(현지시간) 터키와 시리아 접경지대에서 IS를 완전히 소탕하는 데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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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식장 테러 사망자 장례식에서 오열하는 유족들 [EPA=연합뉴스]
차부숄루 장관은 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이 터키와 시리아 접경지에서 IS 장악지역 탈환에 나설 것인지 질문이 나오자 답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 국경에서 다에시(IS)는 완전히 청소돼야 하며 우리로선 어떤 지원이 필요하든지 제공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IS가 우리 시민들을 희생시켰다. 그런 조직에 대항해 터키 안에서, 밖에서 싸우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IS가 터키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새로운 조직원들을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을 터키가 막고 있으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IS는 이슬람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선언했기에 터키가 IS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차부숄루 장관은 강조했다.

지난 20일 밤 터키 동남부 가지안테프의 한 결혼식장에서 일어난 자폭 공격으로 14세 미만 어린이 22명을 포함한 54명이 사망했다. 배후를 자처한 조직은 없지만 터키 당국은 IS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격을 받은 결혼식장은 쿠르드계가 다수 모인 곳이었으며 쿠르드계를 대변하는 정당인 터키 인민민주당(HDP)은 테러 직후 이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차부숄루 장관의 발언에 이어 실제로 터키 정부군과 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은 터키 국경 인근의 시리아 자라불루스와 만비지를 겨냥해 포격을 가했다고 휴리예트 등 터키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터키군이 포격을 가한 만비지는 쿠르드계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최근 미군 지원을 받아 IS로부터 대부분을 탈환한 지역이며 자라불루스는 IS가 장악한 곳이다.

이번 작전은 IS 격퇴뿐 아니라 터키가 경계하는 쿠르드계 민병대를 견제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 터키 관리는 "이번 작전의 근본적인 목적은 (터키가 지원하는) 온건 반군들에 길을 터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아 자라불루스 국경에서 불과 4㎞가량 떨어진 터키 마을에서 터키군 탱크 10대가량이 보이는 상태다.

'자유시리아군'(FSA)에 동참해 IS 등과 싸우는 반군이 수일 내로 자라불루스에 대한 공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며 이런 움직임은 쿠르드계 민병대가 이 지역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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