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철도 2호선 개통과 이로 인한 대대적인 버스 노선 변경이 이뤄진 지 한 달이 돼 가고 있다.

시민들 각자의 상황에 따라 이번 노선 변경이 더욱 편리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시철도 2호선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낮아 보인다. 수없이 제기된 안전문제는 물론이고 승강기 없이 설치된 수많은 계단, 출입구의 위치, 그리고 승객 수에 비해 매우 적은 차량 등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지난 14일 남구 주안에서 김포를 가기 위해 검단 방면까지 도시철도 2호선을 이용하고 그 후 김포시로 가는 버스로 갈아탔다. 인천에서 출발해 김포를 거쳐 강화도까지 가던 버스 노선이 일부 변경됐고 배차시간이 무척 길어져 최단시간 노선으로 도시철도 2호선을 떠올린 것이다. 출발 전 인터넷을 통해 노선을 검색해 봤지만 새로 개통된 2호선과 연계된 환승 방법에 대한 정보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일단 2호선 역사 내 설치된 버스 노선 안내판을 찾았지만 이번에는 몇 번 출구로 나가 그 버스를 탈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도대체 간선과 지선, 급행 등의 구분이 왜 필요한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버스를 이용할 때 번호가 아닌 간선과 지선의 구분을 염두에 두고 타는 승객이 과연 있기나 할까 싶다. 이 정도 되다 보니 과연 이 안내판을 누가 만든 것인지, 대중교통을 이용은 해 본 사람인지 의문이 갈 정도였다.

최단거리 환승을 포기하고 그나마 덜 복잡한 지역에서 환승을 하자고 마음먹고 내린 곳은 서인천고등학교 근처 검바위역이었다.

검바위역에 내려 가까운 버스정류장으로 가 보니 새롭게 이 정류장을 지나는 버스 노선들이 표시돼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90번 버스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잠시 뒤 눈앞에 애타게 찾았던 90번 버스가 정차했고, 이 버스는 예전과 달라지지 않은 노선을 달리고 있었다. 2호선의 6개 역에서 쉽게 환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것이다.

역사의 환승 정보를 알려 주는 안내판에서도, 버스정류장에서도 중요한 정보가 누락돼 있던 이유는 아마도 90번 버스가 경기도 관할이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시민들에게는 내가 타야 할 버스의 소속이 인천인지 경기도인지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수도권 교통 환승이 가능한 이 시대에, 더구나 인천지역 버스정류장에서 이곳을 지나는 버스가 경기 버스라는 이유로 그 버스에 대한 안내 정보가 빠져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승객은 많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90번 버스의 출발지는 인천 부평이고, 경기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체 노선 중에 인천지역을 지나는 곳이 훨씬 많다.

이렇듯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공급자 편의에 따른 경계 나누기는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천 버스에 국한하지 말고, 그 지역을 실제로 지나는 버스 정보를 정확하게 알려 줄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정비되기를 바란다. 또한 반대로 인천지역을 지나는 버스의 경우 설사 그 버스의 소속이 경기도라 하더라도 정류장 명칭을 지하철 역명으로 바꿀 수 있도록 추진해 줬으면 한다.

유달샘 시민기자 with0610@hanmail.net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