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자재단이 26일부터 이천세계도자센터에서 한국 1세대 현대도예가인 황종례와 그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주고받은 총 11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특별기획전 ‘오래된 미래, 황종례’를 개최한다.

‘오래된 미래, 황종례’전은 한국 현대도예를 개척한 여류 도예가 황종례(黃鐘禮, 1927~)의 작품세계를 조망하고, 더불어 20세기 전·후반에 걸친 한국 근대도자의 흐름과 지평을 새롭게 소개한다.

황종례 작가를 비롯해 그의 가계, 동시대 인물들과의 사건, 그리고 그 결과를 보여 주며 도자의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탐구하고 미래 도자예술의 대안을 제안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전통에 관하여’에서는 한국 도자사가 분절됐던 일제강점기 고려청자를 재현한 작가의 부친 황인춘과 유근형의 작품을 비롯해 한국 전통도자의 복원과 전승을 통해 한국 근대도예의 기반을 닦은 작가의 오빠 황종구 작가와 유광렬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아울러 13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안의 고려청자, 1927년께 독일의 선교사가 촬영한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도자기 제작 영상, 유근형 선생이 1930년께부터 자필로 쓴 비망록 등 한국 현대도자의 근간을 보여 주는 희귀한 사료들도 공개된다.

2부 ‘변화에 관하여’에서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가계의 장인정신을 토대로 한국 도자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린 황종례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초창기 색유를 활용한 작품부터 귀얄이라는 한국의 전통 제작 기법을 현대도예에 접목시킴으로써 회화적 표현 영역의 확장을 시도한 선생의 대표작 ‘귀얄문기(器)’, 그리고 그 작품을 매개로 표현하려 했던 한국적 미감을 보여 주는 영상까지 황종례 작가의 작품세계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마지막 3부 ‘미래를 향하여’는 황종례 작가의 작품 경향과 세계에 큰 영향을 받아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제자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화여자대학교(1963~1981년), 국민대학교(1975~1993년) 교수로 재직할 당시 황종례 작가에게 가르침을 받고 현재 한국의 현대도예가로 자리잡은 유혜자, 이상용, 김상만 등 총 6인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와 더불어 한국 전통의 명맥을 잇고 새로이 변용한 근·현대도예의 움직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아카이브와 영상, 상설 운영되는 도슨트 프로그램은 관람의 묘미를 더해 줄 것으로 보인다.

도자재단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황종례 작가의 작품세계와 일대기를 중심으로 19세기 말, 한국 현대도자의 뿌리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100여 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한국 도자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래된 미래, 황종례’전은 명원문화재단,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부안청자박물관, 신세계 상업사박물관,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호수돈학원 등 총 10개의 기관이 유물과 자료를 협력했다.

이천=신용백 기자 syb@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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