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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식 (사)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장

지금 우리는 정치·경제·사회를 개혁하는데 밑바닥부터 뜯어고치지 않고 임시 처방으로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본다. 정당한 법 집행과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개혁이 필요한 시기에 부정 청탁을 일소해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발본색원해 국가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는 것은 새 시대로 진입하기 위한 것이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부정부패에 대한 척결이 이뤄질 것이며 정당한 법 집행과 정의를 올바로 세우겠다며 선거 때마다 떠들던 개혁 작업이 정치권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건전한 인간의 상식과 양심의 문제까지 법(法)이 끼어든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뇌물로 허물어지는 국가 위상을 바로잡을 수 없고 국민들의 보다 개선된 삶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러나 개혁의 성과나 부정부패의 척결 성과가 어떻게 드러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 같다. 침체의 늪에 빠진 경제로 인해 도덕적인 불감증과 뭔가 목표를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는 국민의식과 사회 일각에서 벌어지는 시위와 투쟁을 보노라면 그렇다고 보는 것이다.

 개혁의 주체가 주권의 주체인 국민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다는 인식이 많은 사람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헌법에 의해 보장된 대표기관의 권리와 통치행위에 대한 위로부터의 개혁이나 부패척결이 잘못됐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일시적인 미봉책으로 끝날 때는 오히려 국민적 저항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특히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 초점이 흐려진 시민들의 눈길에서 더욱 그러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앞으로 이뤄질 개혁이나 부패척결 성과가 어떻게 드러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 같다. 과거를 생각하고 있는 국민들은 개혁이 정권적 차원에서 벌어지는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동안 절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날의 역대 정권이 행사해왔던 우월적 통치행위를 통해 피해의식이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여전히 우리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개혁의 진정한 성공은 행사의 주체가 마땅히 국민에게 돌아올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설혹 통치기관에 의해 이뤄진다 할지라도 모든 국민에게 이의가 없을 때를 말한다.

 지난날 우리는 사회정의와 기강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무참히 짓밟힌 인권유린의 경험을 갖고 있다. 그것이 어디까지나 정의였고 어느 부분에서 불법 부당한 것인지 지금에 와서야 서서히 드러나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개혁과 법의 공정한 조화와 작용이야말로 고도의 통치 기술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믿음으로부터의 개혁은 다각적인 국민 활동을 통해 자발적으로 벌어지는 의식 개혁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

 이제 누구도 우월적인 지위와 권리와 권한을 누려서는 안 된다. 이것이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바람일 뿐이라 하더라도 그 이상향에 보다 근접하려는 노력과 열망이 모든 국민 의식에 자리 잡게 됐을 때 우리 사회는 밝고 희망찬 사회가 이룩될 것이다.

 대통령은 법과 원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법 질서가 확립돼야 안정적인 산업 활동이 이뤄질 수 있고 사회가 안정돼야 기업의 경제 활동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불신을 받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이번에는 김영란법이라는 충격요법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해서 뇌물을 주지 않아도 건전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고 서민들의 일상 생활이 활기를 찾을 수 있는 정책으로 국민 정신을 제자리로 돌려 세워야 하고 결코 실패해서는 안 될 시대적인 과제임을 생각해 일련의 개혁(김영란법)은 꼭 성공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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