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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인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파킨슨병은 대개 60세 이상에서 흔히 발생하지만 드물게는 60세 이전에도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치매와 임상적으로 다른 질환이지만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서 약 40%의 경우 치매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파킨슨병은 질환의 진행을 막거나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정확한 조기 진단을 통해 증상 조절을 위한 조기 치료를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므로 최대한 빨리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고령화 시대, 누구나 파킨슨병에 걸릴 수 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생활을 하던 중 손이 갑자기 떨리고 경직되거나 관절을 움직이는 데 불편함을 느끼면서 시작되는 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난다면 주의해서 지켜봐야 합니다. 어르신들의 경우 이를 단순히 관절염 등으로 오해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몇몇 증상들이 파킨슨병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흑색질이라 불리는 뇌 부위에서 생성되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입니다. 주로 떨림증, 근육 강직, 몸동작이 느려짐, 걸음걸이 장애, 균형 장애 등의 운동장애 및 인지장애, 우울증, 환시, 자율신경계 이상 등의 비운동 증상이 나타납니다. 대뇌 피질까지 파킨슨병이 진행되면 거의 사지마비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기 발견과 초기 치료 시 약물 조절로 정상 생활이 가능합니다.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하게 알려진 것은 없으나 일부 가족력이 있으며, 50대 이전에 발병한 경우에는 유전적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외에 환경적 요인이나 독성물질이 원인이 된다는 결과도 있으나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 역시 노인인구의 증가와 함께 파킨슨병 환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통계 연보에 따르면 파킨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 수는 2004년 3만여 명에서 2015년 9만여 명으로 11년 사이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80대 이상에서 가장 높은 연평균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나, 50대 이상 연령에서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누구나 파킨슨병에 걸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겠습니다.

 몇몇 연구에서 커피나 카페인 등의 복용이 파킨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확실한 예방인자는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뇌의 퇴행성 질환을 늦추는 약물치료와 함께 환자 스스로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력을 유지해 병의 진행을 늦추려는 노력이 동반돼야 합니다.

# 파킨슨병 진단,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중요

내 몸이 생각처럼 움직여지지 않는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증상인 통증, 근육 경직, 보행 장애 등이 나타나면 가까운 병원 등에서 진료를 받다가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결국 나중에 대형 병원을 찾아 조기 치료 시기를 놓치기 십상입니다. 파킨슨병은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최소 수년간 증상의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진단에 중요합니다.

먼저 신경학적 진찰로도 파킨슨병을 확진할 수 있지만, 파킨슨 증상으로 오인할 수 있는 내과 질환이나 다른 신경계 질환이 없는지 확인하는 검사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간경화를 오래 앓은 경우 간성 뇌병증이 발생하면서 파킨슨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내과적 검사(혈액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가슴 X-ray 검사 등) 및 신경심리검사나 신경생리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 정상 소견의 뇌와 비교하는 첨단 영상검사 기법

도파민 세포 사멸에 의한 원발성 파킨슨병과 증상이 유사한 다른 질환과의 감별에 쓰이는 검사 기법이 뇌 영상검사입니다. 첨단의료장비인 CT·MRI·PET 등을 활용하는데, 증상에 따라 2개 이상의 검사를 한 번에 시행하기도 합니다.

 <도움말=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송인욱 교수>

# 파킨슨병 자가진단

―손을 움직이거나 혹은 가만히 있는데도 손이 떨린다.

―침대나 의자에서 일어날 때 몸이 무겁고 힘들다.

―걸을 때 다리를 약간 끌게 되고 몸 일부의 운동이 잘 되지 않는다.

―목소리가 바뀐 것 같다고 느낀다.

―한쪽 팔 또는 다리가 쑤시고 뻣뻣한 느낌이 든다.

―걷다가 몸을 돌릴 때 머리와 몸이 함께 돈다.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무표정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글씨체가 삐뚤어지고 글씨 크기가 작아졌다.

―몸이 앞쪽으로 굽은 듯한 느낌으로 팔다리를 펴기 힘들다.

―옷의 단추를 잠그는 것이 힘들다.

※위 파킨슨병의 증상 중 자신이 느끼기에 3가지 이상이 해당된다면 파킨슨병 전문병원에서 초기 진단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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