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에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6일 롯데그룹 2인자인 이인원 부회장의 자살에 이어 31일 김포에서 국민상조업체 대표가 회사 옥상에서 자살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검찰과 경찰에 소환 통보를 받은 뒤 자살한 것이다.

 과거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대우건설 남상국 사장, 경남기업 성완종 사장, 현대그룹 정몽헌 회장 등도 어떤 이유에서든 자살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들의 자살 행위는 유가족에 뼈아픈 고통을 주고 사회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치는 용납될 수 없는 반사회적·반윤리적 행위로 볼 수 있다.

 그럼 여기서 자살( suicide, 自殺)의 어원을 찾아보자. 자살이라는 단어는 라틴어의 sui(자기 자신을)와 cædo(죽이다)의 두 낱말의 합성어이다. 그러면 자살이란 그 원인이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당사자가 자유 의사에 의해 자신의 목숨을 끊는 행위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한국의 자살률은 OECD회원국 가운데 11년째 부동의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또 자살률이 높은 나라는 리투아니아,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며, 반대로 낮은 나라는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등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E.뒤르켐은 자살의 원인으로 이기적 자살·애타적 자살·아노미(anomie)적 자살 등이 있다고 말한다.

 맹자가 이르기를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으니 첫째는 부모님이 생존해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즐거움이고, 둘째는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즐거움이며, 셋째는 천하의 인재를 가르치는 즐거움이라 했다.

 이는 현재사회 지도층 자살과 같은 불행을 막기 위한 군자로서의 행동 강령일 것이다. 자살은 순간이지만 생명에 대한 결정적인 권능을 갖기도 한다. 그래서 자살은 스스로에 대한 가장 극단적인 공격이며 자살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대한 살아있는 비판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이를 단순히 비판으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자살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당신은 그 존재만이라도 아름답고 소중한 사람입니다. 포기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때다.당신은 소중한 사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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