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에서 9월 6일 치러지기로 했던 한국과 시리아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 경기가 마카오축구협회의 갑작스러운 거부로 무산됐다.

대한축구협회는 31일 "마카오축구협회가 오늘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한국-시리아전 개최를 못 한다는 통보를 해 왔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아전은 시리아 내전 사태로 애초 레바논에서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치안 문제가 대두해 마카오로 장소를 옮겨 열릴 예정이었다.

마카오축구협회는 시리아의 5차례 홈경기를 모두 유치했다.

하지만 마카오축구협회는 시리아축구협회와 이번 경기를 놓고 최종 협의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틀어졌고, AFC에 개최 불가를 통보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마카오축구협회가 개최를 취소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돈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그는 "시리아축구협회가 마카오축구협회에 경기장 사용료, 안전 및 운영요원 배치에 따른 인건비, 선수단 차량 및 숙소 비용 등을 지불해야 한다"며 "시리아의 상황에서 큰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마카오축구협회도 손해를 볼 수 없는 만큼 이 과정에서 의견이 맞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기는 시리아의 홈경기로 치러지는 만큼 시리아축구협회가 새 경기 장소를 찾지 못하면 경기가 무산된 책임을 물어 시리아의 몰수패가 선언된다. 이러면 대표팀으로서는 경기를 치르지 않고도 승점을 챙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다만 AFC로서도 경기장을 구하지 못해 경기가 취소되는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시리아축구협회와 협의해 제3의 장소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1일은 AFC 본부가 있는 말레이시아의 독립기념일로 국경일이라서 AFC 직원들도 쉬는 날이라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AFC는 9월 1일부터 시리아축구협회와 함께 본격적으로 대체 경기 장소 물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시리아가 다시 레바논을 경기 장소로 내세우면 반대할 예정"이라며 "경기 날짜가 촉박해 대규모로 선수들이 이동하는 항공권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애초 예정됐던 레바논 원정에 맞춰 일찌감치 대한항공 측과 협의해 선수들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석이 많은 기종으로 예약하는 등 상당한 준비를 했다. 그러나 마카오로 경기장소가 바뀌면서 모든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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