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추진 발표 초기부터 실체 여부가 도마에 올랐던 검단스마트시티가 이번에는 토지가격 협상 지연으로 사업 추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외국 투자자본이 인천을 상대로 변죽만 울리다 무산된 사례처럼 검단스마트시티 역시 같은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2012년 10월 3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외국 자본을 유치해 중구 용유·무의지역에 약 342조5천억 원 규모의 초대형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에잇시티(8City)’ 건설 마스터플랜과 투자계획을 발표한다.

당시 시가 발표한 에잇시티는 상주인구 35만 명에 마카오의 3배에 이르는 79.5㎢로 조성되며, 한류스타랜드를 비롯해 호텔복합리조트, 쇼핑몰, 포뮬러 원(F1) 자동차경주장, 컨벤션, 마리나복합리조트, 게이밍호텔 등 11개의 선도시설이 들어서기로 했다.

그러나 시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에잇시티 사업은 1년도 채 안 돼 사업시행사인 ㈜에잇시티가 자본금을 내지 못해 무산된다.

외국 자본이 포함된 에잇시티는 사업 발표회 당시 2012년 연말까지 사업권 확보를 위한 500억 원을 증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이후 세 차례나 기한을 연장해 줬음에도 자본금 증자에 실패했다.

시는 서울의 호텔까지 가서 대대적으로 외자유치를 홍보했지만, 인천시만 바라보고 있던 용유·무의지역 주민들의 한숨만 남게 됐다.

또한 2013년에는 남구 도화구역 내에 중국 자본을 유치해 조성하는 물류센터 건립사업도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시는 중국 투자자와 중국 의류 도매상 중간 집하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물류기지 조성 토지매매·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남구 도화동 산업시설용지 3만㎡ 부지에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로 건립될 계획이었으나 양해각서 기한이 끝난 이후에도 우선사업권을 주기로 했던 중국 투자자는 협약을 지키지 않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올해 투자유치 목표 1호였던 송도국제도시(6·8공구) 내 ‘엑스포시티’ 사업도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엑스포시티 사업은 2년 전 미국의 국제마켓센터 창립자인 숀 샘슨 회장이 제안한 사업으로, 5억 달러를 투자해 송도국제도시 6·8공구 일대 150만㎡ 부지에 연중 운영하는 온·오프라인 상품 전시시설, 호텔, 아파트 등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사업제안자는 수년 동안 구체적인 계획을 인천경제청에 제출하지 않았고, 시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최근 몇 년 동안 인천에서 진행됐던 대규모 외국 자본 유치사업이 시간만 끌다 무산됐다는 점에서 스마트시티 역시 무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다수의 외국 투자 자본들이 시간만 끌다가 사업을 무산시킨 사례가 있었는데, 이번 검단 스마트시티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검단새빛도시 사업 지연으로 발생하는 금융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시가 조속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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