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의회가 여성의 성기를 절제하는 할례를 시술하는 이들을 중형에 처하기로 법률을 바꿨다.

31일(현지시간) 개정된 법률에 따르면 여성 할례로 어린이를 숨지게 하면 최고 15년, 시술 자체만으로 최고 7년형이 부과된다.

이집트는 여성의 성생활을 통제한다는 미신 때문에 수백 년 동안 이어진 여성 할례를 2008년 법으로 금지했다.

그러나 사회적 금기에 대한 논의 자체를 꺼리는 이집트 문화 때문에 여성 할례는 금지법에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현재 이집트 여성의 무려 90% 정도가 어떤 형태로든 간에 여성 할례를 받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의회 의결은 정부가 법률 개정안을 보낸 지 4일 만에 통과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여성 할례 시술을 통상 2년형에 해당하는 경범죄에서 중죄로 다시 분류하는 것이었다.

이집트 복지부에서 여성 할례 프로그램을 담당한 비비안 포우아드는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 이번 법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법률의 방향이 옳지만 실제로 악습이 꺾이고 새 문화가 정착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랍권의 여권 활동가들은 이집트의 강력한 입법이 악습을 폐지하는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의사가 승인하면 여성 할례를 허용하는 조항은 피해자 가족이 법망을 빠져나갈 중대한 허점이 될 것으로 지적하며 보완을 요구했다.

유엔아동기금이 올해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할례는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30개국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피해자는 최소 2억명으로 추산된다.

피해자 절반가량이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에서 나왔고 이들 지역의 인구가 늘어나면서 피해자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여성 할례는 여성의 성생활을 통제하고 임신 가능성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여아의 외음부를 잘라내는 관습이다.

국제사회는 이 관습을 성차별이자 심각한 보건위협으로 인식하며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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