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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을 보고 전쟁 영화라고 오해하지 말라. ‘다음 침공은 어디?’는 세계 각국의 좋은 사회복지제도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설정이 재밌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국방부의 해결사 역할을 맡은 마이클 무어(감독 및 주연)가 총도 없이 성조기 하나만 들고 다른 나라에 쳐들어가 필요한 건 모두 빼앗아 온다는 내용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하기 위한 코믹 설정이 돋보인다.

 하나하나 소개하면, 일 년에 8주 유급휴가와 ‘13월의 월급’이라 불리는 추가 급여가 보장된 이탈리아의 근로제도가 마이클 무어의 첫 번째 전리품이다. 최고 복리후생을 자랑하는 휴가제를 비롯한 높은 수준의 근로환경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며 미국과 대비시킨다.

 무어의 눈이 또 한 번 휘둥그레지는 것은 프랑스의 학교급식 제도를 보고 나서다.

 기름에 튀긴 감자요리인 프렌치 프라이가 원래 프랑스 요리라고 알고 있던 무어는 프랑스에서 비만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프렌치 프라이가 식탁에 많이 올려지지 않는다는 말을 듣게 된다. 같은 이유로 미국 일부 학교에서 무한정 제공되는 콜라 등 탄산음료가 프랑스 학교의 급식 메뉴에 없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이게 끝이 아니다. 요리사들이 직접 코스요리를 아이들에게 가져다주는 진귀한 풍경도 나온다.

 독일에서 마이클 무어가 훔치기로 결심한 것은 자국의 역사를 인정하고 반성하도록 가르치는 것을 중시하는 역사교육이고, 핀란드에서는 숙제 없는 교육제도를 훔친다. 슬로베니아의 무상 대학교육제, 아이슬란드의 진정한 양성평등제 등 총 9개국의 모범 제도가 나온다.

 사회 비판 다큐멘터리의 대가인 마이클 무어(62)의 최신작을 보며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의 몸은 뚱뚱해지고 있지만 생각은 점점 낙관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다음 침공은 어디?’는 총의 천국인 미국의 불행을 다룬 ‘볼링 포 콜럼바인(2002)’, 이라크 침공을 선택한 부시 대통령을 비판한 ‘화씨 9/11(2004)’ 등 이전 작품보다 재미있고 희망에 차 있다.

 다른 나라의 의료보장제와 비교해 미국 의료시스템의 문제를 고발한 ‘식코(2007)’를 마이클 무어의 최고작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는 8일 개봉하는 ‘다음 침공은 어디?’를 보면 생각이 바뀌는 관객들이 많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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