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가 싱가포르에서 폭발적으로 확산한 가운데 다음 취약지역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될 수 있으며 모두 26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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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지카 방역 [AP=연합뉴스]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영국, 캐나다 등지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진은 지난 50년간 기후, 모기 서식 패턴, 인구 이동경로 등을 분석해 얻은 이런 연구 결과를 1일(현지시간) 의학학술지 '랜싯 감염병'에 실었다.

고위험 국가로 꼽힌 곳들은 기후가 고온다습하고,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숲모기가 서식하며, 지카가 창궐한 미주 대륙에서 들어온 방문객이나 귀국자가 많은 지역이다.

전체 인구는 중국이 가장 많지만, 기후와 모기 서식을 고려하면 인도에서 지카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의 인구가 12억명에 달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에서는 광둥성 등 남부 지역에 집중돼 2억4천200만명이 지카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인도네시아는 1억9천700만명, 나이지리아는 1억7천900만명, 파키스탄은 1억6천800만명, 방글라데시는 1억6천300만명이 이에 해당할 수 있는 것으로 지목됐다.

또한 연구진은 연구 지역의 진단·예방·치료 등 보건 환경을 고려했으며 필리핀, 베트남,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는 제한된 자원 탓에 지카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위기감이 컸던 지역은 주로 미주 대륙과 카리브해 지역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작년 이래로 지카 바이러스가 보고된 55개국 가운데 47개국이 미주 국가들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확산 위험을 추정한 연구 결과로서는 처음인 이 보고서는 최근 엿새 만에 감염자 151명이 나온 싱가포르에서 지카가 급격히 확산하기에 앞서 작성됐다.

공동저자인 토론토 세인트마이클 병원 캄란 칸 박사는 지카 감염자 5명 중 4명꼴로 별다른 증세가 나타나지 않기에 싱가포르 내 실제 감염자 수가 당국에 확인된 151명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면서 "싱가포르는 중요한 교통요충지며 동남아 각지에서 오가는 인구가 많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보고서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위험 가능 지역을 추정하기는 했으나 실제로 대규모로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할지는 이 지역 인구에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얼마만큼 큰지에 달려 있으므로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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