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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운 인천YMCA회장
의정지기란 ‘의정을 지키는 사람’이란 뜻이고 의정지기단은 ‘의정을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이라 할 수 있다. 시민이 주인으로서 비판자, 감시자의 역할과 함께 시민 스스로 선출한 대표를 지원하며 정책 대안을 연구, 제시함으로써 의회의 역할과 기능을 정착시키고 강화한다는 취지로 인천YMCA 의정지기단이 1996년에 만들어졌다. 그리고 의정지기단, 의정참여단, 의회모니터회 등 다양한 이름이 붙여졌다가 지금은 의정모니터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천YMCA는 지난 8일 YMCA 강당에서 YMCA 의정모니터회가 제7대 인천시의회 의원들이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1년간 활동한 것을 모니터링해서 객관성 있게 분석하고 엄밀하게 검토한 결과 김금용, 박승희, 신영은, 이한구, 조계자, 차준택, 황흥구 의원 등 7명을 우수하게 의정활동을 펼친 의원으로 선정하고 우수의정활동상을 수여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러한 우수의정활동 의원명단을 발표한 것은 15년 전부터이지만 우수의정활동상을 수여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로 이러한 시상 시간을 갖는 것은 의정모니터회가 감시와 평가 기능을 수행함도 중요하지만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을 격려하고 널리 알리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의정모니터회 활동은 특정 정당이나 집단, 개인의 관점에서 벗어나 중립성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평가 틀의 핵심적 요소는 성실성과 의정 능력이다. 의정평가의 기초가 되는 성실성은 출석과 결석, 지각, 중도 퇴장, 졸거나 딴청을 피우지 않았는지 여부 등을 계량화한 것으로 분석과 평가에 그다지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의정 능력의 평가는 그렇게 쉽지 않다.

 의정 능력은 정책능력과 전문성의 수준을 재는 것으로써 가장 가중치가 높게 매겨진다. 본회의 및 상임위에서의 발언 빈도와 내용, 자료 제출 요구와 자료 활용 빈도수, 의정활동 내용 숙지와 사후 확인, 의제나 상임위와는 무관한 발언, 다른 의원과 중복되는 발언이나 질의, 중언부언 또는 비논리적인 발언, 자신의 질의에 대한 행정부 측의 성실한 답변 유도 여부, 조례안 발의 및 조례 내용 등이 의정능력 평가 기준의 핵심적 요소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동료의원의 평가, 공무원의 의견, 지역사회의 평판 등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지난 1년간의 의정활동을 대상으로 총점이 높은 의원에게 시상하고 격려함으로써 지방자치의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했다. 그런데 금년에는 이 시상식을 갖기 며칠 전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의원 간 폭행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시상식이 얼룩졌을 뿐만 아니라 수상자 의원들이나 주최하는 YMCA 측이나 모두 마음이 무거웠다. 300만 인천시민을 대변한다는 시의원들이 벌건 대낮에 영화에서나 볼 만한 일을 펼쳤기 때문이다. 시정잡배들의 사적인 모임에서도 보기 힘든 일들이 시의회 공식 행사 중에 벌어진 일이라 더욱 파장이 크다. 업무연찬회라는 이름 아래 버스 안에서 술파티를 벌이고 취중이라지만 의원 간 폭행까지 이어져 전치 6주의 중상을 입는 등 인천시민을 대변한다는 의원들로서는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YMCA와 시민단체들이 즉각적으로 성명을 내고 진상규명과 해당 의원 사퇴 등을 요구했지만 의원 간 거액의 합의금이 주어지고 또 많은 병원비 지급을 약속한 채 유야무야 넘어가는 분위기만 감지될 뿐 시의회는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을 아직 하지 않고 있다. 시의회가 자정 능력이 있다면 그동안 한 번도 가동되지 않았던 윤리위원회를 열어 시민이 납득할 만한 조치 결과를 내놓고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의 철저한 대 시민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

 의정활동 평가를 하고 우수의원에게 시상을 하는 본 회의 입장에서 볼 때 소신 있게 열심히 의정활동에 전념하는 의원들에까지 영향을 주는 일이기에 안타깝다. 제7대 인천광역시의회를 인천시민은 지켜보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인천시민을 대표하는 대표자가 아니라 인천시민을 대변하는 대변자이어야 한다.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는 인천시 행정부를 견제하고 시민의 입장을 대변해 앞으로 도약해 가는 300만 대도시 인천을 만들어 가도록 앞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에 있는 것이다. 시민과 의정모니터회는 이를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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