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빛과 소금, 공복들(1·2편)
파이낸셜뉴스/북스토리/348쪽(1편)·356쪽(2편)/각 1만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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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 보장이 확실한 공무원을 ‘철밥통’이라 부르거나 ‘신의 직장’이라고 조소를 보내는 사람들이 사실 있다. 하지만 우리 주위엔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공무원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이 책은 그런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진 이들을 찾아내 ‘진정한 공복’이라는 호칭을 부여하며 소개한다.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100여 명의 공직자들이 나온다.

또 평소 국민들이 잘 알지 못했던 내용들까지 상세히 소개한다. 공무원이라면 으레 경찰관, 소방관, 주민센터 직원 등을 떠올리기 쉽다.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어보는 공무원 직업과 그들의 고충을 만나 볼 수 있다.

조국을 지키다 전사한 영웅들의 뼈 한 조각을 찾으려 지뢰밭을 헤매는 국방부 유해감식단의 이야기이다.

『누군가는 ‘매일 등산 가서 좋겠다’는 말을 농담 삼아 꺼내지만 이 과장은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겼을 정도로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 설악산 마등령을 지나다 벼랑과 맞닥뜨려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계급장을 내려놓은 적도 있다. 얼음에 미끄러져 한 바퀴 구른 적도 있다. 나뭇가지에 찔려 종아리 살을 30㎝ 꿰매기도 했다. 2011년 들어온 조사팀 11명 중 4명이 부상하고 후송처리된 것도 이들이 다니는 산지가 얼마나 험한지를 방증한다. 유해발굴사업은 시간과의 전쟁이다. 유해가 토양 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제보자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작업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경인 지역 많은 공무원들도 이 책에 나온다. 섬에서 나 홀로 밤을 지새우며 일하는 인천 팔미도 등대 항로표지관리원(등대지기), 백령도 고층기상관측소, 인천해양경찰서 특수기동대, 화성서부·평택해양경찰서,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 심사관, 인천공항세관 특수통관과 관세행정관,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수입식품검사관, 수원 연화장 화장로 작업기사 등이 주인공이다.

달을 끌고 가는 사내
허문태/리토피아/128쪽/9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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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태 시인의 첫 시집이 나왔다.

‘율리문학회’를 비롯해 ‘표류문학회’, ‘내항문학회’로 이어지는 1970년대 중반 인천 시동인지 시대부터 시작(詩作) 활동을 벌여 온 허문태 시인이 등단제도에 대한 40여 년간 회의를 접고 2014년 늦깎이로 계간 「리토피아」로 등단한 후 나온 첫 시집이다.

이 시집에는 작품 70여 편이 4부로 나뉘어 수록돼 있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 ‘뒤란에 고욤나무 한 그루 자랐다. 감나무가 되었다. 감꽃 같은 세상인 줄 알았는데 떫은 감이 열렸다. 떫은 것은 집요하게 폐쇄적이어서 몇 개의 땡감이 떨어졌다’는 말로 자신의 시에 대한 겸허한 생각을 드러냈다.

그의 시 ‘잔설’을 소개해 본다.

『대섬 외진 뒤쪽에 언뜻/낮달이 흐른다./서글한 눈매에/성긴 백발/어머니는 여전히 무고하시다./저녁 시린 어스름/포구의 이마에/닻을 내린다./얼어붙은 북극성/그 외로운 천 년 고도까지/심지를 돋우고/가물가물 호롱불이/돌아오는 시간/대섬이/잠시 기우뚱 흔들린다./물거품이/혼백처럼 하얗게 부서진다.』

너라도 끝까지 걸어야 한다 
최강/가톨릭출판사/280쪽/1만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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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멕시코 콘코르디아 성당에서 본당 사제로 사목활동을 하고 있는 최강 스테파노 신부가 우리에게 전하는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이다.

이 책은 그가 다음 카페 ‘최강일기’를 통해 신자들과 교류하며 그동안 게시판에 올린 글 중 일부를 골라 최근 펴낸 것이다.

영성 에세이답게 더 사랑하기 위해서 더 홀로 있어야 하고, 더 가지기 위해서 더 버려야만 한다는 교훈을 일상의 사건 속에서 전해주고 있다.

그가 멕시코 선교활동 중에서 겪은, 사랑이 묻어나는 일화 소개도 많다.

『주일 아침 미사가 끝나고 마리아 할머니가 제 곁으로 다가와서 꼬깃꼬깃 접힌 50페소짜리 지폐 두 장을 제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이게 무슨 돈이냐고 물었더니 할머니는 제게 귓속말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봉헌금은 저 신부님들이 다 가져간다면서? 그래서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전부 중에 반은 저기에 내고, 나머지 반은 여기 가져왔지. 이걸로는 전화비를 내든지 전기요금을 내든지 하는 데 보태 써. 꼭 그래야 돼.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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