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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명 병무청장
한때 아시아에서 부패지수가 낮게 평가됐던 싱가포르는 1952년부터 검찰과 독립된 부패행위조사국(CPIB)을 만들어 부패행위 조사에 대한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며 엄격한 반(反)부패정책을 펼쳐왔다. 특히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리콴유 전 총리는 "부패방지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 생존의 문제로 반부패 정책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굴복시켜야 한다"라고 말하며 재임 기간 ‘부패를 국가 생존의 문제’로 간주하고 강력한 법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싱가포르를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의 청렴국가로 만들었다. 법과 제도를 통해서 사회적으로 관행화된 부패를 척결할 수 있다는 모범사례를 만든 국가가 바로 싱가포르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2012년에 최초로 제정안을 제출한 후 2016년 7월 28일 헌법재판소에서 합헌으로 확정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청탁금지법’이 9월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전에도 공직자 등의 부패행위 근절, 내부 고발자 보호 등을 골자로 한 동질의 부패방지법이 시행되긴 했으나 업무와 관련이 없는, 즉 대가성이 없어도 금품을 받으면 처벌된다는 점과 언론인, 사립학교재단 등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더욱 강력해진 법이라 할 수 있다. ‘청탁금지법’이 국민들로부터 큰 공감대를 얻고 있는 이유는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부정부패 문화가 개선돼 청렴한 문화가 조성되길 바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런 청렴에 대한 국민들의 갈망을 해갈하기 위해 병무청은 부정부패 척결을 최대의 과제로 삼아 과거 지탄의 대상이 됐던 병역비리의 발생 개연성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각종 제도 정비 및 시스템 개선 등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징병검사 전 과정에 대한 전산화와 현역병 입영일자 본인선택 제도를 실시해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체계를 확립했으며, 2012년에 처음 도입해 수사의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최근에 광역단위 수사체계로 구축·발전한 특별사법경찰관 제도를 통해 병무 부조리를 예방하고 차단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와 함께 지난 4월부터 직무수행 과정에서 알게 된 내부 부조리, 조직 발전 저해 행위 등을 보안업체를 통해 신분 노출이 되지 않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신고할 수 있는 ‘내부 익명신고 시스템’을 운영해 부패 유혹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고, 병무청 내 부패 가능성이 있는 민원에 대해 ‘부패경보시스템’을 도입해 자정기능을 높였다.

 특히, 작년 12월 15일부로 고위 공직자와 그 자녀를 대상으로 병역의무가 발생하는 18세부터 현역이나 보충역 복무를 마칠 때까지 징병검사, 입영연기 등 병역 이행 전 과정을 특별 관리하는 ‘공직자 등의 병적관리제도’가 법제화됐고 올해 6월 16일부로 시행됐다. 이는 사회지도층의 병역 이행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을 해소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유도할 뿐만 아니라 병역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해 건강한 병역문화가 정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 체육인 등을 포함한 병적관리대상 확대의 병역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더불어 병무청은 전 직원이 청렴을 생활화하도록 유도하고 청렴이 병무청의 중심문화로 자리 잡는데도 노력했다. ‘청렴병무청 선포식’을 통한 전 직원 청렴실천 결의대회, 청렴이 어렵고 고차원적이 아닌 친근하다는 것을 인식시킨 ‘청렴콘서트’개최, 청렴시책 추진 사례를 발표하는 ‘청렴시책 경진대회’ 등으로 청렴이 직원의 몸에 내재화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 병무청은 국민권익위원회 주관으로 실시한 공공기관 부패방지 청렴시책 평가에서 2012년부터 4년 연속 청렴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모든 사물이 정도를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라는 뜻으로 중용(中庸), 적당(適當)을 중시한 말이다. 그러나 청렴에는 적당이 없다. 병무청은 비리와 부조리란 잡초가 병역이란 터에 감히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지나칠 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처리를 하는 것은 물론, 철저한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국민이 인정하는 ‘청렴당당 명품 병무청’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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