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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일 인천시의원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이지만, 가장 유명한 도시는 경제수도 뉴욕이다. 덕분에 뉴욕은 관광도시, 뮤지컬도시, 세계최고도시, 패션도시, 교육도시, 금융도시 등 온갖 좋은 수식어는 다 따라 붙는다. 실제로 각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도시기도 하다. 미국의 상징 자유의 여신상도 뉴욕에 있다. 뉴욕이 곧 미국이고, 뉴욕이 곧 세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수도라는 것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우리 인천도 대한민국 경제수도 기치를 내건 지 오래다. 인천이 경제수도를 선언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개발 의지 덕분이었다.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이 있었기에 에어로트로폴리스 송도, 영종, 청라의 개발이 가능했다. 덕분에 인천은 감히 넘보기 힘든 서울을 넘어 뉴욕처럼 경제수도가 되겠다며 ‘경제수도 인천’을 슬로건으로 채택했다. 에어로트로폴리스란 공항도시를 말한다. 대항해 시대 때 유럽은 항구도시를 통해 세계를 제패했고, 그 덕분에 동양 중심의 세계사가 유럽 중심으로 재편됐으며, 지금까지 유럽 출신 미국이 세계를 경영하고 있다. 그러나 그 항구도시는 이제 운명할 순간에 다가왔다. 바로 에어로트로폴리스, 즉 공항도시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뱃삯보다 싼 항공기 티켓을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시대다. 이제 하늘을 제패하는 나라가 세계경제의 중심에 서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인천은 찬스를 잡았다. 미국과 함께 G2라 불리는 중국을 마주하고 있고, 에어로트로폴리스를 3곳이나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 영종, 청라의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어떤가. 인천경제청은 송도 6·8·11공구의 토지기반 시설 비용조차 모자란다. 바다를 매립하고, 전기, 상하수도, 쓰레기관로, 도로, 가로수를 식재할 돈조차 모자란 것이다. 그런데 에어로트로폴리스 건설을 통해 ‘경제수도 인천’을 선점할 수 있겠나.

글로벌캠퍼스, 채드윅 국제학교, 연세대학교, G-타워, 미추홀타워, 갯벌타워, 콘서트홀, 잭니클라우스, 워터프런트 호수, 해돋이, 미추홀공원, 센트럴파크, 이 모든 ‘도시기반시설’이 경제자유구역 토지 매각수익 등으로 건설됐다. 이들을 건설할 수 있었기에 아파트 용지와 산업용지를 적절히 매각할 수 있었고, 이들 수익으로 훌륭한 도시기반시설을 건설할 수 있었다. 전형적인 선순환구조다. 그런데 이제 경제청에 돈이 없다. 매각할 토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 아직도 11공구는 매립과 기반시설을 해야 하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제기구빌딩, 워터프런트, 마리나시설, 베니스 빌리지, 오페라하우스, 현대미술관, 문화공원, 국제병원, 국제학교 등 나머지 도시기반시설은 도대체 무슨 돈으로 만들 것인지 앞이 깜깜하다. 3조 원 상당의 151층 인천타워 건설 자금이었던 6·8공구 토지매각 대금은 다 어디로 갔나. 자금이 없어 심지어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꿈 워터프런트’사업도 지지부진하다. 이러한 도시기반시설이 완성되지 않는다면, 에어로트로폴리스가 될 수 없다. 경제수도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송도국제도시는 세계적으로 첫손에 꼽히는 에어로트로폴리스 유망주다. 그런데 인천시의 빚잔치 때문에 그 꿈이 산산조각 나고 있다. 인천시가 유망주 육성(송도개발)에 실패한다면 경제수도의 꿈은 날아간다. 인천시는 지금 종잣돈을 모조리 빚 갚는데 쓰고 있다. 갚는 게 다는 아니다. 계획적으로, 경제자유구역 개발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조절해야 한다.

인천이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자며, 경제자유구역 개발을 선언한 이유가 무엇인가. 서울과 비교되며 번번이 무시당하고, 부산, 광주 등이 각 지역의 중심도시 역할을 하는 반면 인천은 그 역할을 기초자치단체인 수원에 내주는 등 푸대접 받는 그런 서러움에 찬 울림 아니었던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이른바 ‘빚잔치’를 해서 청산만 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아니면 꿈을 위해 고통쯤은 감내하는 것이 맞는지 말이다. ‘경제수도 인천’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말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을 필두로 이영근 경제청장이 ‘경제수도 인천’의 길로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 시 본청과 경제청뿐 아니라 산업자원부도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면 시민의 지지는 자동적으로 따라올 것이다. 본의원도 시의회와 함께 초당적 협조로 경제자유구역청의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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