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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길서 양주시의회 의장
양주시의회는 지난 9월 1일부터 9일까지 7박 9일간 시의원 8명과 집행부 공무원 5명, 의회사무과 수행공무원 7명 등 총 20명을 연수단으로 구성해 미 서부 연수를 다녀왔다.

 9일이라는 짧은 연수를 다녀와서 미국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겠지만 연수단장으로서 연수 기간 느꼈던 소회를 조금이나마 밝히고자 한다.

 연수 초반, 끝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벌판과 우리와는 다른 도시환경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것은 ‘미국은 역시 다르다’는 것이었다.

 좁은 영토에 인구밀집도가 높은 우리나라와는 스케일부터 달랐고 ‘과연 우리가 그들과 무엇을 경쟁해 이길 수 있을 것인가?’라는 두려움마저 들었다.

 그러나 연수 중반에 이르며 ‘미국은 우리와 다를 수밖에 없다’라는 것으로 느낌이 바뀌었고 그들의 삶을 다소나마 이해하게 됐다.

 젊은 시절 우리가 TV에서 흔히 접하던 서부영화에서는 항상 모래바람을 일으키는 황무지와 무법천지에서 정의의 사도가 악당을 물리치는 장면이 빠짐 없이 등장하곤 했다.

 그들은 그러한 저주받은 땅을 오랜 기간 피땀 흘려 기회의 땅으로 만들었고 지금도 끊임없이 노력하며 개척해 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1900년대 중후반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국민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그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야기했던 건 미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했다. 기회의 땅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의미를 갖고 있고, 척박한 땅을 개척한 그들은 대부분 이민자들이다. 자국에서 머나 먼 타국 땅으로 기회를 잡기 위해 떠난 그들의 절실함이 만들어 낸 것일 수도 있다.

 어찌 보면 우리들의 눈에 끊임없이 펼쳐졌던 농장들은 그들이 살고자 하는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연수를 마칠 때 즈음 ‘그래도 결국엔 같다’라는 것을 느끼며 연수를 마치게 됐다.

 일제강점기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리나라는 자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반면 미 서부는 자국민의 노력뿐만 아니라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과 흑인 등 다른 나라 사람들의 희생이 합쳐져 개척됐다는 것이 다를 뿐 자신이 처한 환경에 순응하고 생활터전을 가꾸며 살아가는 노력은 우리와 조금도 다르지 않으며 환경에 따라 생활상은 다르더라도 행복한 삶을 추구하려는 본질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모두 같다는 것이다.

 이번 연수를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비용과 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수 비용 중 예산에서 지원이 부족한 금액은 의원 개개인이 자부담하기도 했지만 많은 금액이 시민의 세금으로 충당된 만큼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질책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양주시의회에서는 제기된 고견들을 다시 한 번 살펴 필요한 부분은 다음 연수 계획 수립 시 적극 수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이번 연수를 통해 각자 느낀 것은 다르겠지만 연수 참여자들은 시민을 대표하는 지방의원과 시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공무원으로서 자신이 느낀 것이 무엇이든 하나라도 정책에 접목해 시민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시정에 반영해야 하는 것이 의무이며 도리라 할 것이다. 연수에 함께한 단원들에게 이것을 다시 한 번 당부하며 연수소감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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