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밀어내기 미국의 버티기 
장성민/퓨리탄/580쪽/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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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회의원인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장성민 대표가 해양세력 미국과 대륙세력 중국 간 패권 충돌로 기로에 선 한반도의 미래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한 책이다.

 이 책은 ▶중국이 한반도에서 미국을 밀어내고, 버티던 미국이 밀려 나갈 경우 ▶그 반대로 중국이 미국의 봉쇄정책에 주저앉고, 미국이 세계 패권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면 한반도는 어떤 내일을 맞게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역사가 증명하듯 전략적 요충지인 한반도는 강대국들의 패권경쟁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왔고,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 운명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지금 펼쳐지는 현상들에 대한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최근 북한의 핵 실험과 사드 한반도 배치 등으로 촉발된 최근 상황을 이렇게 진단하고 있다.

 『미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강력히 주장하고 나선 것은 중국이 아시아 지역의 패권국가로 나서는 것을 막고 한·미·일 3국 공조를 통해 중국의 서태평양 진입을 봉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시스템이 바로 미사일 방어(Missile Defense, MD) 체계이고, 이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 중심에 바로 사드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중국은 이번 기회에 한국에 주둔해 있는 미국의 미사일을 밀어내고 미군의 역할을 무력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금 한반도로부터 미국의 사드 배치를 밀어내야만 서태평양 진출의 문이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국은 한중 간의 경제 교역을 무기로 한국이 반중 봉쇄 전략에 동참하면 안 된다는 압력을 가하는 등 한·미·일 대(對)중 봉쇄 공조로부터 한국을 이탈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미국과 중국 간 패권 충돌 위기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통일한국’의 꿈을 실현할 세 가지 정책을 내놓았다.

 북한 동포들을 따뜻하게 품고 돌보자는 ‘모계포란(母鷄抱卵)’과 북한 주민들이 공산주의 세습독제 체제의 껍질을 깰 때 그들을 돕자는 ‘줄탁동시’, 북한 주민들과의 공감·공존·공생 기회를 확대시켜 나가는 ‘진공정책’이다.

 분석 결과 표현이나 논리 전개 등을 마치 소설책처럼 풀어내 흥미로운 게 특징이다.

 지금의 한반도 상황을 2014년 미리 예견한 책으로 최근 다시 각광받고 있는 김진명 작가의 장편소설 「싸드(THAAD)」도 함께 읽어 보길 권한다. 약간 다른 시각에서도 문제를 볼 수 있고,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대통령 기록전쟁 
전진한/한티재/268쪽/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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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와 공공기록 분야에서 오랫동안 헌신해 온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이 쓴 자전적 에세이다.

 자신에 대한 그 어떤 좋은 소개보다도 ‘정보·기록 전문 활동가’라는 말이 제일 좋다고, 자신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정보공개청구를 이용해 원하는 정보를 얻을 때가 인생에서 제일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는 현재 서울시 정보공개심의회 심의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 책에서는 기록에 관한 법·제도를 중심으로 한국 현대사를 재조명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기록 남기는 것을 두려워했던 다른 지도자들과 달리, 스스로 ‘대통령기록물법’ 제정을 추진한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이 만든 법과 스스로 남긴 기록 때문에 오히려 정치적 공격을 받아야 했던 비운의 역사 등을 설명한다.

 이에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의 독립성 확보, 대통령지정기록물의 지정 시기와 범위에 대한 조정 등 현 대통령기록제도에 대한 개선점을 제시하고 있다. 10월 3일 출간 예정.

능수벚꽃 아래서
김용균/리토피아/192쪽/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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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 최근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장과 서울가정법원장을 끝으로 현재 변호사로도 활동 중인 그의 108편 작품들이 수록돼 있다. 개인의 행복을 넘어선 공동체 사회야말로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그의 신념이 묻어난 작품을 본 목포대 명예교수인 허형만 시인은 ‘세상을 품은 따뜻함과 넉넉함 그 자체’라고 평했다.

 대표 시 ‘능수벚꽃 아래서’를 읊어 본다.

 『여린 가지 휘늘어진 능수벚나무,/만화방창 눈부시게 꽃을 피웠네./멀고먼 길 예까지 헤쳐 오느라/어지간히 지친 길손 하나 데불고/냇둑 위에 한생이 흐드러졌네./욕심은 어김없이 수심이 되고/그 때문에 마음 썩이고 힘겨웠을/지난 세월 돌아보면 아지랑일 뿐,/이젠 털끝 미련도 마저 버리고/오직 바랄 것은 무아무심이라는 듯/빈 하늘 깊은 고요 속에 안기어/유유한 구름이나 멀리 쫓다가,/실바람이 내를 건너오는 기척에/가뿐한 몸을 제풀로 흔들거리며/한바탕 신명나게 춤도 추겠네./금세 떠나갈 삽시의 황홀이지만/덧없는 세상이 정녕 아니 서럽거늘/바람아, 어서 이리 불어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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