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허드슨강의 기적(SULLY)
96분/드라마/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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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흥행 성적이 다소 의외다. 지난 9일 미국과 24일 일본에서 각각 개봉해 바로 흥행 청신호가 켜졌던 반면, 28일 개봉한 국내에서는 점유율 4.7%를 차지하며 영화진흥위원회 박스오피스 5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비행기 추락사고를 그린 감동 실화로 작품성도 꽤 좋고 영상미도 화려해 곧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인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 작품의 감독이라는 사실을 알면 아마 고정 팬들은 알려지지 않은 영웅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깊은 울림을 전하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짐작할 가능성이 높다.

 은퇴한 무법자를 그린 ‘용서 받지 못한 자(1992)’, 권투 트레이너의 이야기를 담은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 전설적 저격수 크리스 카일의 실화를 옮긴 ‘아메리칸 스나이퍼(2014)’ 등 그의 대부분 작품들이 그런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예상은 맞다.

 이 영화의 원제는 ‘설리’다. 2009년 1월 15일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출발한 US항공 A320기종 여객기가 이륙 직후 바로 새떼와 충돌해 양쪽 엔진에 손상을 입어 인근 허드슨강에 비상 착륙한 사건이 있었다. 그때 수상 착륙을 결정해 탑승객 155명의 목숨을 구한 비행기 기장이 설리이다. 당시 1천200여 명에 달하는 구조대원들이 바로 구조에 나서 24분 만에 탑승객 전원을 구했다.

 이런 기적에 대해 미국 언론은 단 한 명의 사망자도 없는 점을 들어 ‘허드슨의 기적’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하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 사건 이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꺼내 스크린에 올린다. 미국국가운수안전위원회가 사망자는 없었지만 설리 기장(톰 행크스 분)에게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던 선택이라며 그를 몰아세웠기 때문이다.

 논란의 핵심은 왜 출발지인 공항으로 회항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집요한 문제제기에 40년 동안 항공기를 운행한 설리 기장의 고뇌가 이어진다.

 알고 보면 좋은 점이 두 가지 있다. 탑승객과 구조대원으로 출연하는 배우에 당시 사고를 겪은 실제 인물을 등장시켜 사실감을 더했다고 한다. 또 최고의 선명도를 위해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했다고 한다. 아이맥스 영화관 상영을 전제로 촬영된 만큼 이곳을 찾아 관람하면 더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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