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을 맺은 해외 바이어와는 수백 번, 수천 번 연락했습니다. 이번 성과는 ‘로또’처럼 찾아온 행운이 아닙니다. 문을 두드리고 또 두드리면서 상대방 스스로가 문을 열어 줄 때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부품 박람회에 참가해 동유럽 굴지의 기업과 5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한 글로벌 무역기업 ㈜에스제이오토 정숙희(42)영업이사의 말이다.

2007년 자본금 2억 원, 사원 수 6명으로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에서 출발한 이 작은 기업은 지난달 열린 ‘2016 독일 프랑크푸르트 자동차부품 박람회’에서 자사 매출액의 5배가 넘는 계약을 성사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정 이사는 "해외 전시회에 한두 번 가 볼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며 "자체 부스가 있든 없든 오토메카니카, MIMS 모스크바, AAPEX 라스베이거스, KOAAShow 일산 등 다양한 박람회에 적극 참여해 한 분, 한 분 바이어를 만나다 보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동유럽 대기업과의 ‘빅딜’도 2011년부터 5년간 상대 기업 담당자와의 수백 번의 만남과 수천 번의 회의를 거쳐 빚어낸 결실이라는 게 정 이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에스제이오토가 러시아·유럽·중동·미국 등지로 수출된 국산 자동차의 부품 및 유지·보수용품을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까지 어려움도 있었다.

2013∼2014년 불거진 우크라이나 분쟁 및 IT 중견기업 M사의 부도 사태 등으로 신용거래 위주인 러시아와 주변 국가에 대한 경제제재가 강화되면서 무역보증 등에 난항을 겪은 것이다.

정 이사는 "당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30억 원 상당의 보증서가 무용지물이 됐다"며 "정부 지원 없이 모든 리스크를 우리가 끌어안고 현지에서 신뢰와 명성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동차부품 ‘애프터마켓’의 ‘블루오션’인 러시아에 대한 정부 차원의 무역보증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중국보다 품질이 우수한 한국 제품에 선호도가 높은 만큼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보증과 다양한 수출지원정책이 시행된다면 해외 자동차부품 조달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한국이 선두에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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