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이현지(가명·초 3년)양은 여느 아이들처럼 학교 운동장에서 흙먼지 일으키며 가을운동회에 참여하는 게 꿈이다.

 올해 초 백혈병 판정을 받은 현지 양은 계속되는 항암치료로 제대로 된 학교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창 친구들과 어울려 수다를 떨 나이에 현지 양은 등·하교 대신 국립암센터 입·퇴원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월 13일 처음 백혈병 판정을 받고 무균실에서 항암치료를 시작한 현지 양은 1·2차 항암치료 도중 항암제 부작용으로 인해 다른 환자들보다 고가의 항암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차 항암치료를 받던 중 암세포가 뇌, 척수 등으로 전이돼 다시 무균실로 들어가 1차 항암치료부터 다시 시작하는 아픔을 겪었다.

 현재 2차 항암치료를 위해 암센터에 입원 중으로, 여태껏 치료비만 6천여만 원을 썼고 앞으로는 더 많은 치료비(약 1억5천만 원)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딸부잣집 셋째 딸로 태어난 현지 양은 언니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병원 치료를 받아들이고 있다. 많지 않은 아버지(자영업) 수입이 모두 현지 양 치료비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현지 양을 돌보느라 직장에 다니기 어려운 상황이다.

 49㎡가 조금 넘는 빌라에서 다섯 식구가 북적이며 살던 지난해로 돌아가는 게 현지 양의 간절한 바람이다. 현지 양 가족들은 현지가 건강해지길 바라며 생활고에도 꿋꿋하게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지 양 엄마는 나머지 두 딸에게 엄마로서 돌봐주지 못해 항상 미안함과 함께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현지가 이겨내고 다시 학교에 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소망이다.

 고가의 항암제와 무균실 사용 등도 버거운데 골수이식 준비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현지 양 부모는 석 달 전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 ‘희망풍차 긴급지원’을 신청했고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현지 양 아버지 수입도 일정하지 않아 경제적 어려움이 큰 편이다"라며 "현지 양에게 온정의 손길을 전하고 싶다면 계좌이체(우리 1005-702-665527, 현지-후원자명 표기) 또는 후원전화(☎032-810-1315∼8)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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