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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경대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형외과 교수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던 40대 여성이 주변에서 오십견이라는 말을 듣고 내원해 오십견은 50대에만 생기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흔히 알려진 오십견(五十肩)은 50대 전후 많이 생기는 어깨질환인데, 이에 빗대 최근 사십견(四十肩)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더 낮은 연령대에서 같은 증상의 환자가 늘고 있다. 이는 최근 사회적·경제적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운동 부족과 스마트폰, 게임 등으로 한 자세로 긴장하는 시간이 많아진 현대인의 생활 습관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오십견은 의학적으로 유착성 관절낭염 또는 동결견에 해당한다. 전 인구의 2% 이상에서 발병하며, 그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어깨를 둘러싼 관절낭이 퇴행성 변화로 염증이 발생해 유착되고 어깨가 굳으면서 움직일 수 있는 영역이 좁아진다. 원인을 모르는 경우를 일차성이라고 하고 회전근개 질환, 석회화 건염, 외상, 수술 후 고정 등에 의해 속발되는 경우를 이차성 동결견이라고 한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에서 나이가 들고 어깨가 아프면 흔히 오십견으로 생각해 한방이나 물리치료로 수개월을 보내다가 다른 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오십견으로 오인되는 가장 흔한 질환은 회전근개 질환으로 극상건염, 충돌증후군과 회전근개 파열 등을 들 수 있다. 통증 때문에 스스로 어깨를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 타인이 억지로 올려줄 때 올라가는 경우와 안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후자는 동결견에 의한 강직으로 볼 수 있고, 전자는 다른 원인을 확인해 봐야 한다.

그러나 다른 원인이 있더라도 오래 진행돼 이차성 동결견이 된 경우는 감별하기 어려우므로 초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원인이 되는 병변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결견 발병 위험이 당뇨병과 갑상선질환 환자에서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다른 전신 질환이 있는 경우 동결견 예방을 위해 특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동결견 오십견 초기에는 보존적으로 관절운동의 범위를 점차 넓힐 수 있는 스트레칭만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있고, 통증이 심한 단계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한다. 잘 호전되는 경우라도 통증은 줄지만 강직이 잔존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능적 회복을 위해 어깨근육을 강화하는 스트레칭으로 관리한다.

그러나 수개월 이상 통증이 너무 심하고 강직이 진행돼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 적극적인 수술치료로 이환기간(질병을 앓는 기간)을 줄이는 방법이 이용된다. 수술은 마취 하에 수동 조작으로 한 번에 정상 관절운동 범위로 만들거나 동시에 관절경을 이용해 유착된 관절낭을 풀어주며 염증조직을 제거해 통증 완화와 운동 범위 회복을 모두 얻는 방법이다.

누구에게나 불현듯 찾아올 수 있는 사십견! 평소 어깨와 전신 스트레칭의 생활화로 예방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온종일 앉아 있거나 한 가지 동작을 오래 지속해야 하는 분들은 업무 시작 전과 중간,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 스트레칭을 자주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어깨와 허리를 펴 똑바로 유지하기, 정기적인 관절운동, 어깨근력을 키우는 스트레칭과 함께 마음을 잘 다스려 과도한 긴장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사십견, 오십견을 예방하는 방법임을 명심하자.

<도움말=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형외과 민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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