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지역에서 3개월 사이 잇따른 음주사고로 4명이 숨진 가운데 경찰의 근본적인 음주사고 예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서구 청라대로에서 김모(32)씨가 만취 상태인 혈중알코올농도 0.122%로 운전하다 신호대기 중이던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개천절 연휴기간인 지난 2일 오후 7시 30분께 서구 검암동의 한 편의점 앞에서는 김모(65)씨가 길을 지나던 A씨를 치고 달아나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 씨는 부평에서 술을 마시고 자신의 집인 서구까지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17% 만취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A씨를 치고 도주한 뒤 2시간가량 지나서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음주운전뺑소니 혐의(특가법상 도주치사 등)로 구속했다.

두 건의 음주사망사고 지점은 불과 직선거리 5㎞ 반경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근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또 경찰의 음주사고 예방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했다.

검암동 주민 김모(32)씨는 "최근 이 근방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와 길을 가던 사람이 무방비 상태로 음주차량에 치여 숨지는 일이 발생해 요즘 밖에 돌아다니기가 겁이 난다"며 "음주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데 경찰은 음주 단속 등 사고 예방에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최근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동승자, 주류 판매 음식점 사장 등에 방조죄까지 적용하는 강력 대응을 하고 있고, 지자체와 해당 구 시설관계자 등에 음주사고 예방교육·홍보 등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구 지역에는 올해 상반기보다 2배가량 인력을 늘려 음주 단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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