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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
올해 유독 폭염이 심했던 탓인지 가을이 더욱 반갑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10월은 인플루엔자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독한 감기 정도로 여겨져 가볍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플루엔자는 주로 A형 또는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합니다. 가을철 쉽게 발생하는 인플루엔자는 무엇이고, 감기와는 어떻게 다른지 알아봅니다.

# 인플루엔자란?

흔히 독감으로 알려져 있는 인플루엔자는 200여 가지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 감기와는 달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이나 B형에 의해 발병합니다.

인플루엔자의 특징 중 하나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계절 구분이 있는 지역에서 매년 소규모로 유행하는데, 전염성이 강해 면역력이 낮은 노인이나 소아,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합병증 발생이 높아져 생명이 위험해지기도 합니다.

# 인플루엔자 증상

인플루엔자는 보통 두통·발열·오한·근육통이 나타나고 목이 아프거나 기침이 나는 등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됩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심한 감기몸살 정도로 여겨질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합병증 발생 위험도가 높아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특히 심폐질환·당뇨·만성 신장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합병증이 많이 발생합니다. 65세 이상 노인과 임신 2·3기의 산모, 2세 미만의 영아 역시 합병증의 위험성이 큽니다. 소아의 경우에도 갑자기 구토나 경련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인플루엔자는 일반적인 감기와 증상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스스로 감별하기가 다소 어렵습니다. 그러나 미열이 서서히 시작되는 감기와 달리 인플루엔자는 갑자기 고열(38~41℃)이 시작됩니다. 또 미열과 함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는 감기와 달리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두통·피로감·근육통·관절통 등의 전신 증상이 2~3일간 지속되다가 증상이 완화될 때쯤 기침·인후통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 합병증을 불러일으키는 인플루엔자

인플루엔자가 위험한 이유는 호흡기 합병증과 기저 심폐질환의 악화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폐렴·만성폐쇄성 폐질환·2차 감염에 의한 세균폐렴 등이 그렇습니다. 특히 소아의 경우 급성 폐쇄성 후두염·급성 부비동염·급성 중이염과 같은 합병증이 빈번합니다. 심하면 뇌염 등과 같은 중추신경계 이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합병증 발생 위험뿐 아니라 갖고 있던 병이 악화돼 사망 위험률이 높아집니다. 협심증 환자가 심근경색증으로 진행되거나, 혹은 천식 환자가 호흡곤란에 빠지거나, 당뇨 환자의 혈당이 갑자기 오르는 경우입니다. 이처럼 지병이 급속도로 진행돼 뜻하지 않은 사망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 가장 좋은 예방법은 백신 접종

국내에서 인플루엔자 유행 주기는 매년 10월에서 그 이듬해인 4월까지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매년 새롭게 변합니다. 이에 인플루엔자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년 백신을 미리 접종받는 것입니다. 백신 접종은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한 달 전에 맞아야 효과적입니다. 따라서 10∼11월 중에 접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접종 대상은 인플루엔자에 걸렸을 때 합병증 위험도가 높은 소아·노약자·임신부 등이며, 6개월에서 9세 사이의 소아는 한 달 간격으로 2회 접종받아야 합니다. 또 인플루엔자를 예방하기 위해선 손 씻기 등의 평소 생활 습관도 중요합니다.

인플루엔자에 대한 가장 좋은 예방법은 백신 접종입니다. 감기와는 원인균이 전혀 다른 만큼 미루지 말고 미리 접종을 받아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도움말=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최정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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