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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식 (사) 인천 서구발전협의회회장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진 우리나라가 통계에 의하면 연간 약 2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자살로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대기업 사장, 잘나가는 연예인들, 대학 교수, 고위공직자와 청소년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유를 들어 세상을 떠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자살이 무슨 유행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자살 이유도 정말 다양하다. 사회 저명인사나 고위공직자들의 자살형태를 살펴보면 자기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죽음을 택하는 경우와 순간적인 수치, 압박감, 괴로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모가 자식들 삶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살하는 경우와는 반대로 자식들의 학대가 견디기 힘들어 세상을 떠난다는 등 이유도 수없이 다양하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 자살은 닥쳐온 불행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된다.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 비결, 이것은 각자의 인생관과 삶의 가치 기준을 어디에 두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이 삶을 살아 가려면 기쁜 일 궂은일 파란 많은 일들이 있게 마련이다.

 한때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살던 사람이나 직장에서 잘나가던 인사들이 실직하거나 직위를 잃었을 때 그리고 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이나 곤경에 처하게 됐을 때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오히려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얻는 것이 행복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신과 의사의 말을 빌리면 심각한 우울증은 외골수적 괴질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우울증 환자들이 자살하는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한다.

 우울증 환자들은 대개 자식들로부터 학대를 받고 돈이 없어 실버타운이나 양노원에 들어갈 수 없는 형편으로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노인들의 선택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자살하는 많은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살해야 할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말 못할 사정을 일일이 알 수는 없지만 세상을 등지는 이들은 순간의 충동을 이겨내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되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간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오죽했으면 죽음을 선택하겠는가? 동정하는 마음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그 선택이 옳다고 만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자신의 생명이라 하여 마음대로 자살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의지로 목숨을 끊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태어날 때 자신의 의지로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선택으로 죽는 것을 무슨 방법으로 막을 수 있겠는가. 자살하겠다는 사람 모두에게 국가가 풍족하게 돈을 지원할 형편도 안 되고 우울증이나 수치심을 해결해줄 수도 없는 상황에서는 그렇다고 보는 것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의 삶이 저승보다 났다는 옛말이 있다.

 그런데 왜! 극단적인 선택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만 들리는가?

 이제 정부가 나서서 자살문제의 제도적 해결 방안을 모색해줘야 되지 않겠나 생각해서 하는 말이다.

 튼튼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와 함께 생명의 존엄성이 존중되는 자살 방지대책을 세워 사회전체의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생명경시 풍조가 사라지고 자살 세계 1위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

 그리고 자살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은 한 번쯤 다시 생각해봐라. 아무리 힘들어도 세상은 살 만하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자살은 이상도 꿈도 아닌 영원한 파멸이다. 이 세상을 다 얻고도 목숨을 잃으면 아무 소용 없다는 진리를 생각한다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끊는 자살은 피할 수가 있을 것이다. 자살은 절대 답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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