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가 택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권씨는 12일 0시 30분께 해운대구에 있는 한 호텔 앞에 도착한 택시에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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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금호아시아나재단 제공
택시 운전기사는 "손님이 광안대교를 지날 때 의식이 있었고 이후 잠을 자는 것처럼 보였는데 호텔에 도착했을 때 숨을 쉬지 않았다"며 "호텔 직원이 달려와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깨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권씨는 12일 오후 7시 30분 부산 문화회관에서 연주회를 앞두고 11일 서울에서 부산으로 왔다.

권씨는 11일 저녁 부산 남구에 사는 친구 집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셨고 12일 0시 10분께 택시를 타고 숙소인 해운대 호텔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경찰은 권씨의 소지품에서 부정맥과 관련된 약을 발견했으나 정확한 사인을 가리고자 부검하기로 했다.

권씨와 긴밀하게 협력해온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관계자는 "고인이 평소 부정맥 증상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전날 정종을 약간 마셨을 뿐 과음하지는 않은 것으로 들었다"며 "최근 연주 스케줄이 바빴고 평소 투어시 손수 운전하곤 해서 쌓인 피로가 건강에 무리를 준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권씨는 열한살 때에 차이콥스키 청소년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일찍부터 바이올린 영재로 두각을 나타낸 연주자다.

세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를 거친 그는 아홉살 때 러시아로 유학을 떠나 모스크바 중앙음악학교와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배웠다.

열아홉 살 때인 2004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 덴마크 칼 닐센 바이올린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 이듬해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6위 입상 등으로 실력을 입증했다.

이후 모스크바 방송 교향악단,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면서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 올림푸스 앙상블을 이끄는 등 실내악 연주에도 의욕을 보였다. 연주활동과 함께 서울대, 한국예술종합학교에도 출강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으며 2006년 제2회 금호음악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빈소는 13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에 마련된다. 발인은 15일이며 장지는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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