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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기 (사)인천언론인클럽 명예회장
인구 300만 인천광역시, 서울 부산에 이어 인천은 우리나라 3대 도시로 동남아 허브로 떠오른 세계 속의 거대 도시다. 성장과 변화의 발전이 놀랍도록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 인천에는 KBS를 비롯한 공중파 방송국이 한 곳도 없다. 인천의 무한적 변화의 가속화는 바로 대한민국의 변화로 직결된다. 그러나 이를 대내외적으로 전파할 첨병 매체가 인천엔 없다. 그동안 인천시는 2010년부터 매년 인천지역에 방송국 설치를 건의해 왔으나 한국방송공사 측에 의해 묵살됐다. 한국방송공사 측은 건물(300억) 방송시설(70~80억) 부지 등 초기 비용이 과다하게 든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KBS 인천지국이 설치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KBS 전체 재원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수신료의 경우 인천 300만 시민이 납부하고 있는 시청료가 국회 민경욱 의원이 KBS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517억 원으로 전국 6개 광역시 중 1위로 전국 16개 시도로 따져도 서울 부산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수신료를 내고 있다.

전국 광역도시별 지상파 방송채널 현황을 보면 실감이 난다. ▶서울 채널 23개(인구 1천46만) ▶부산 채널 15개(인구 360만) ▶대구 채널 14개(인구 270만) ▶대전 채널 14개(인구 150만) ▶광주 채널 14개(인구 140만) ▶울산 채널 12개(인구 110만)인데 인천은 인구 300만 명에 지상파 채널 1개뿐이다. 인천시민들은 국내 으뜸 경제도시 시민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키우고 있지만 외부에 비춰지는 인천의 모습은 사건 사고 위주의 어두운 면만 비춰질 뿐 변화된 인천의 실제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세계 1위 공항인 영종도에 소재한 인천공항이 인천시 관할이란 것도 모르는 국민이 많다. KTX가 인천에서도 출발할 것이라는 것도, 글로벌 송도 신도시에 세계 여러 국가의 기구들이 속속 운집하고 있는 눈부신 발전상도, 청라 신도시가 그 어느 세계 속의 도시보다 도시 짜임새가 우수하다는 것도, 세계 341개 주요 도시 중 인천이 가장 안전한 도시에 선정 됐다는 것 등등. 인천시민들도 모르는데 국민들이 알 길이 없다.

 전 세계적으로도 300만 도시에 TV 방송국이 없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시청료 납부 전국 3위 도시 인천에 방송국 부재란 시장 원리에도 맞지 않는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막대한 시청료를 별도로 내고 있는 광역 도시 인천에 취재기자 3명, 카메라기자 1명 등 달랑 4명만 두고 있다는 것이 국가 공영방송인 KBS의 지금의 현주소가 인천시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경기도는 시민들의 시청료 거부 운동 등 도지사가 KBS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상대로 방송주권 찾기 운동을 끊임없이 전개해와 그 결과 지금의 KBS경인방송 본부를 수원에 유치가 가능해졌다.

 1994년 정부가 인천을 제외한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4개 지역에 방송국 설립을 발표하자 인천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방송국 설립을 추진하고 이듬해 1995년 인천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정부에 강력 항의했다. 이에 정부는 2차 민영방송 대상지역으로 확정돼 이때 탄생한 것이 iTV 경인방송이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2004년 방통위로부터 TV 재허가 추천을 거부당해 문을 닫았다. 이제 인천은 KBS 방송 인천지국이 설치되지 못한다면 관내 민영TV방송사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 현재 전국 16개 시도에 TV방송, 라디오방송, 중앙지상파 방송 지사가 있지만, 인천은 단 하나 지상파 방송인 경인방송뿐이다. 이 같은 불균형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상황이 이러함에도 시민들은 방송주권이 무엇이 문제이고 권리가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다. 인천의 방송주권 회복과 인천의 소통구조 확립, 경제수도 인천 실현을 이끌기 위한 범시민 운동이 필요할 때다. 때마침 인천언론인클럽과 인천경제산업 테크노파크가 공동으로 인천 방송발전 토론회를 개최해 분위기를 띄웠다. 시민의 대의기관인 인천시의회와 시민단체가 망라된 주도적 역량을 집결해 인천의 방송 유치를 실현시켜야 한다. 인천 시민을 위한, 인천시민에 의한, TV방송 제작의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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