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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불평등과 미래사회

이재우 글로벌미래연구원 운영위원장/인하대학교 학생지원처장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6년 10월 14일 금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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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우 글로벌미래연구원 운영위원장
최근에 토마 피게티의 「21세기 자본」이 큰 인기를 끌면서 부의 불평등에 대한 논의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부의 불평등에 따른 사회 불평등의 심화는 한 나라의 정권을 교체하거나 사회체제의 변화를 초래하기도 한다. 날로 심화하고 있는 부의 불평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커다란 문제이다. 우리는 미래사회에서 부의 불평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불평등의 원인에 대한 탐색은 사회학과 경제학의 발달과 더불어 꾸준히 발전하고 있지만 명쾌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1896년 이탈리아 로잔대학의 빌프레드 파레토는 "이탈리아 땅의 약 80%는 20%의 사람이 소유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것이 부의 불평등 분포에 대한 첫 번째 과학적인 발견이었고, 이 원리를 파레토 법칙(Pareto’s law) 또는 ‘80-20법칙’이라고 부른다. 파레토의 법칙은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발견할 수 있다. 어떤 백화점에서 전체 매출의 80%는 20%의 고객에게서 나온다. 미국에서 상위 20%의 인구가 미국 부의 85%를 소유하고 있다. 소수의 부자에게 부가 집중되는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에서 비슷하다. 대한민국, 중국, 프랑스, 스웨덴 등에서 부자에게 부가 집중되는 현상은 동일하다.

#사회원자

파레토의 법칙과 같은 부의 불평등은 왜 생길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물리학자들이 제공하고 있다면 믿겠는가? 물리학자들은 기체, 액체, 고체 등의 성질을 이해하는데 능하다. 모든 물질은 많은 분자 또는 원자로 이뤄져 있고 이들은 서로 고유한 상호작용을 한다. 인간사회도 비슷하다. 인간을 물질의 분자 또는 원자라고 생각하고 인간들 사이에 부를 교환하는 상호작용을 부여한다면 사회원자의 성질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물리학자들은 사회와 경제현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부의 불평등을 이해하기 위해서 컴퓨터의 힘을 빌릴 수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부자가 더욱 부자가 되는 경우를 흔히 본다. 부자에게로 부가 더 집중되는 가상적인 인공시장을 컴퓨터에서 시뮬레이션 해보면 부의 분포가 파레토 법칙을 가짐을 발견할 수 있다. 부자가 더욱 부자가 되는 이유는 가난한 사람으로부터 부자에게로 부가 이전되는 부의 비대칭 흐름 때문이다. 물론 부자는 가난한 사람으로부터 직접 돈을 뺐지 않는다. 대기업의 회장은 자기 회사의 물건을 팔아서 더 큰 돈을 번다.

 이러한 파레토 법칙과 부의 비대칭에 대한 원리를 이해한다면 이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파레토 법칙에 따르면 20%의 작업자가 80%의 결과를 도출하므로 인센티브를 지급할 때 20%의 작업자에 집중할 수 있다. 또 백화점 고객의 상위 20%를 잘 관리한다면 매출을 더 높일 수 있다.

#부의 불균형

경쟁 체제에서 발생하는 파레토 법칙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상위 20%의 부자에게 좀 더 높은 과세를 하여 부의 역흐름, 즉 부자에게서 가난한 사람으로 부가 흘러가는 물고를 터주면 된다. 오늘날 이러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 바로 정부이다. 즉 가난한 사람이 부자로부터 부를 약탈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합의한 정부가 공익적으로 세금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부의 역흐름 채널을 열어주는 것이다.

 최근에 청년수당이나 취업성공 패키지에 대한 논란이 많다. 이러한 제도는 부의 역흐름을 가능하게 하여 부의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이다. 저소득층에게 현금을 무조건 지급하는 것이 도덕적 해이를 불러온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주장을 해소하기 위해서 저소득층이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교육, 훈련 등 다양한 실질적인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 특히 고등교육 기관인 대학교나 전문대학교의 인력과 자원을 활용해 재교육, 다른 직업으로 전직 방법 등을 교육한다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의 차이는 있지만 국민이나 정치인이 제안하는 많은 정책은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함이다. 더 좋은 미래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사회적, 경제적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의 불평등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지만 부의 불평등이 줄어든 미래사회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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