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체육이 제97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목표는 달성했으나 풀어야 할 숙제 역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인천시체육회에 따르면 충남 아산 일원에서 펼쳐진 올해 대회에서 인천은 금 47개, 은 49개, 동 92개, 총득점 3만3천885점으로 지난해보다 한 계단 오른 종합 7위를 했다.

인천에는 12개 인천시청, 11개 시체육회, 10개 군·구 직장운동경기부, 공사·공단 등의 실업팀이 있다. 여기서 명맥만 유지할 뿐 제대로 전력을 갖추지 못한 팀도 여럿 있다.

일례로 ‘SK핸드볼코리아리그’ 역대 4회 챔피언과 2014~2015년 2연패의 여자핸드볼 실업팀 인천시청은 지난해 예산 부족으로 팀 핵심 선수들이 이탈했다. 그 결과 올해 핸드볼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전 진출 실패, 전국체전 출전 사상 첫 노메달 등의 수모를 겪었다.

하키, 세팍타크로, 수영, 소프트볼 종목을 운영한 팀은 선수가 부족하거나 경기력을 갖춘 선수를 영입·육성할 수 없는 처지라 있는 선수로 선전하는 정도다.

역도·육상 고액 연봉 선수들의 경기 중도 포기, 5관왕을 바라봐야 했던 박태환이 받쳐 줄 선수가 없어 2관왕에 그친 대목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핸드볼 인천시청은 선수가 16명에서 11명으로 감소했고, 역도·육상 등의 고액 연봉 선수들의 연봉을 합치면 구기종목 실업팀 하나를 운영할 수 있을 만큼 희비가 엇갈린다.

인천체육계는 전국체전 45개 종목 중 65% 정도의 종목만 출전하는 인천이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리빌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통 강세종목과 역사성이 있는 종목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부산처럼 성적이 나오지 않거나 관리단체 종목 등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의 강수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체육계 한 관계자는 "인천아시안게임 전후로 인천이 보여 주기식의 체육을 하다 보니 서서히 그 구멍이 보이고 있다"며 "300만 인구시대를 맞이한 인천의 스포츠 위상이 바닥을 치고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전국체전 결과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평가와 분석을 통해 인천체육의 문제점을 확실히 밝히고 적용해 인천체육이 앞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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