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49)가 이번에는 삐끗했다.

 열혈 아줌마 경찰도, 연하남과의 열정적 밀회도 근사하게 소화해낸 그였지만 이번 골드미스 연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남의 옷을 억지로 입은 듯한 모습이었다.

 SBS TV 주말극 ‘끝에서 두번째 사랑’이 지난 16일 시청률 8.4%로 막을 내렸다.

 경쟁작인 MBC TV ‘옥중화’의 21.7%에 수치적으로 한참 뒤진 것은 두번째 문제. ‘끝에서 두번째 사랑’은 화제성이나 작품성에서 베테랑 김희애의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밋밋하고 싱거웠다.

 김희애의 골드미스 연기도 어색했고, 등장인물 모두가 겉도는 느낌을 주는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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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역으로 배치된 인물들의 조화나 호흡이 모두 겉돌았고 하나로 융합되지 못했다. 멜로는 멜로대로, 우정은 우정대로 화학작용이 붙지 않았고 배우들의 연기는 따로따로 놀았다. 설렘이나 애틋함이 피어나야 할 자리에는 어색한 감정과 투박한 상황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2년 전 ‘밀회’에서는 19살 어린 유아인(30)과의 격정 멜로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던 김희애지만, ‘끝에서 두번째 사랑’에서 20살 어린 곽시양(29)과의 멜로는 과유불급의 느낌을 벗어나지 못했다. 단 한 순간도 이해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이야기와 설정에서의 허점이 큰 탓이긴 하지만 김희애와 곽시양의 투 샷을 ‘연인’으로 몰고 가려 한 시도는 지나친 욕심으로 끝났다.

 김희애와 지진희의 호흡도 기대 이하였다. 전작인 ‘애인 있어요’에서 ‘심장 폭행남’이라는, 멜로 연기에는 다시 없을 찬사를 얻었던 지진희 역시 역할 탓인지 매력이 급감했고, 김희애와의 멜로가 끝까지 서걱거렸다.

 드라마는 시종 ‘어른들의 사랑’을 강조했지만, 그러기엔 지나치게 낯간지럽고 가벼운 이야기였다.

 이런 드라마를 굳이 일본 원작을 사서 만들어야 했는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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