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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학민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교수
최근 유방 양성 종양에 걸린 여자 주인공과 유방암에 걸린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의 가슴을 만지고 유방암이 의심된다며 병원에 가 보라 했고, 남자 주인공이 검진 끝에 실제로 유방암 진단을 받는 모습은 세간의 화제였다.

가슴에서 만져지는 혹은 모두 유방암의 증상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아니다’이다. 유방암의 증상일 수는 있지만 유방 양성 종양인 경우가 더 많다.

유방 양성 종양이란 유방에 발생한 양성 병변을 의미한다. 암이 주위 조직으로 침범해 손상을 주고 다른 장기로 전이해 생명에 위협을 준다면, 양성 종양은 자체가 크게 자라는 경우는 있지만 주위를 침범해 자라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아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다만, 유방 양성질환은 암 증상과 비슷한 경우도 있어 검사가 필요하며, 때로는 진단을 위해 수술적인 조직검사를 받기도 한다. 또한 양성 종양이 불편감이나 통증을 유발시키는 경우에는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유방 양성 종양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특히 낭종과 섬유선종이 대표적이다. 낭종은 유방 조직에 액체가 고여 있는 상태로 흔히 물혹이라고 하며,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생리 직전에 크기가 더 커지면서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다. 유방 낭종은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유방암 검사 방법 중 하나인 미세침흡인세포검사 후에 없어지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낭종은 유방암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섬유선종은 국내 여성에서 가장 흔한 양성 종양으로 경계가 명확하고 움직이는 느낌이 있으며 통증이 없다. 섬유선종이 발생하는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여성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 유선의 말단 부위가 커지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낭종과 마찬가지로 유방암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섬유선종은 원칙적으로는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 외에도 유방 양성 종양에는 과오종(섬유조직·지방조직 등이 뭉쳐 종양을 형성한 형태), 관내 유두종(유관 내 용종이 자라 유두에서 분비물 등이 흘러나오는 것), 과형성(정상적인 세포의 개수나 크기가 증가한 상태) 등이 있다. 특히 유두종이나 과형성은 일부 경우에 있어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유방 양성 종양은 굳이 제거하지 않더라도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크기가 2㎝ 이상이거나 계속 커지는 경우, 혹과 관련해 통증이 심하다거나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어 두려움과 걱정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정기적인 관찰이 어려운 경우, 조직검사 결과는 양성이지만 유방 촬영이나 초음파 검사 후 암과 비슷한 모양으로 두 검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등에는 상황에 따라 제거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단순히 가슴에 멍울이 만져진다는 것으로는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암)을 구분하기 힘들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가까운 병원이나 전문의를 찾아 진단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이학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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