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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해용 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
최근 OECD에서 발표한 ‘한눈에 보는 사회상(Society at a Glance)’ 2016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 추세는 35개 회원국 중에서 가장 심각한 35위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에 기대수명은 82.2살로 OECD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노인 인구 비율은 2014년 현재 20%로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음을 알 수 있다. 노인인구의 증가로 건강한 삶에 도움을 주는 청정 식품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

 누에는 흔히 부드러운 비단을 만드는 하늘이 내려준 벌레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누에의 한자말 ‘잠(蠶)’은 하늘 천(天)아래 벌레 충(蟲)을 쓴 약자를 사용하기도 한다.

 누에의 몸을 만져보면 부드러운 촉감에 감탄을 하게 된다. 누에가 만드는 실크는 전쟁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의 상처를 꿰매는 수술용 봉합사로 5천 년 이상 사용돼 왔으며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사람에게 안전한 재료이다.

 놀랍게도 이런 누에가 사실은 먹을 것이 부족했던 서민에게 단백질을 공급해 왔던 고단백질 식품이었다.

 동의보감 등 옛 문헌 기록에 의하면, 당뇨병 치료 약재로 또한 정력을 강화하는 강정제로 누에가 사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누에는 제충국 등 천연살충제나 합성 농약에 노출되면 살지 못하는 청정한 곤충이다.

 섬유산업이 발전하면서 잊혀졌던 누에는 현대에 와서 식품 소재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5령3일 누에 그 자체로는 당뇨 관련 기능성 식품원료로 인증을 받았고, 누에가 만든 누에고치 성분인 실크 피브로인은 기억력 개선 효능을 인증받아 개별인증형 기능성 식품으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고단백질 식품으로 알려진 누에는 65% 이상의 단백질과 10% 이상의 지방, 그리고 비타민, 칼슘 등 다양한 영양성분을 가지고 있어 학업에 지친 수험생이나 노령층의 기력을 보충하거나 학습력 증진,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강한 식품이다.

 필수 지방산은 사람들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식품을 통해서 섭취해야만 하는 영양성분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들깨와 같은 식물이나 참치, 고등어 같은 생산에서 필수 지방산을 섭취한다. 오메가3 지방산 등 필수 지방산은 심혈관질환이나 치매 예방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학습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필수 지방산은 산폐하기 쉬워 시중에서는 항산화제와 함께 유통되고 있다.

 누에는 사람이 반드시 식품을 통해서 섭취해야만 하는 필수 지방산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지방산의 산폐를 방지할 수 있는 항산화 기능을 가진 폴리페놀이나 플라보노이드 등이 많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누에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건강 식품으로도 적합하다.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잔류 농약에 오염되지 않은 안전한 식품에 대한 선호가 증가돼 저농약, 친환경 식품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누에는 농약으로부터 온전하게 자유로운 청정식품이다. 초고령사회를 맞이하여 우리는 이제 누에를 청정식품으로 재인식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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