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익성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 박익성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눈꺼풀이나 입꼬리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파르르 떨리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마그네슘, 칼륨 등의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에게 이런 증상이 종종 나타난다. 하지만 40·50대의 중장년층이라면 이러한 신호를 단순한 피로 탓으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안면신경장애의 일종인 ‘안면경련’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인기리에 방송됐던 SBS 드라마 ‘닥터스’에서 배우 박신혜 씨가 연기했던 유혜정 역의 새어머니가 한쪽 얼굴을 계속 찌푸리는 증세로 수술을 받는 장면이 나온 적이 있다. 드라마에서 새어머니가 받은 뇌수술이 ‘미세혈관감압술(MVD:Microvascular decompression)’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2010년 6만1천29명이던 환자가 2014년 7만2천604명으로 약 20% 증가할 만큼 지난 5년간 안면신경장애 환자는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안면 경련으로 미세혈관감압술을 받은 환자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50대가 41.7%로 가장 많고 40대 23.1%, 60대 21.4%로 그 뒤를 잇고 있어 40대 이상에서 안면경련 증상 발생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안면경련은 주로 한쪽으로만 나타남에 따라 의학적으로 편측 안면경련(hemifacial spasm) 또는 반측성 안면경련이라 부른다. 증상으로는 통증 없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에서부터 경련이 시작돼 점차 심해지면서 눈이 감김과 동시에 입이 위로 딸려 올라가게 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안면경련은 약물요법이나 보톡스 주사 시술로 치료하기도 하나 그 효과가 일시적임에 따라 증상을 단번에 치료할 수 있는 ‘미세혈관감압술(MVD)’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미세혈관감압술은 귀 뒷머리 쪽을 4㎝가량 절개해서 이상이 생긴 신경을 찾고, 그 신경을 누르고 있는 뇌혈관과 신경 사이에 의료용 솜을 완충재처럼 끼워 넣어 전기합선을 막아 주는 수술법이다.

미세혈관감압술은 문제가 있는 안면신경 뿌리 부위의 혈관 압박을 없애 수술 즉시 증상이 호전되고 기능이 회복됨에 따라 환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 뇌 속은 해부학적 구조가 매우 복잡해 수술 시 청력 저하, 어지럼증, 안면 마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이 있으므로 개두술 경험이 많은 베테랑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 후 수술해야 한다.

<도움말=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신경외과 박익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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