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19일 2007년 당시 참여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하기로 결정한 시기 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이날 총장으로 재직중인 서울 삼청동 북한대학원대학교로 출근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시 청와대 회의 관련 기록을 공개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이게 좀 논란이 되어서 말씀드리는 것인데"라고 운을 뗀 뒤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01.jpg
▲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북한대학원 대학교로 출근하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당시 북한인권결의 관련 정부 입장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 기록은 2007년 11월 15일 안보정책조정회의 기록만 남아 있으며, 송 전 장관이 회고록에서 거론한 11월 16일과 18일, 20일의 회의는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 자신이 보관중인 별도의 기록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송 전 장관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2007년 11월 15일 안보정책조정회의가 북한인권 결의안 찬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파행으로 끝난 뒤 북한의 입장 확인 과정을 거쳐 11월 20일 기권 방침을 결정했다고 썼다.

그러나 송 전 장관이 북한의 입장을 확인토록 결정한 인물로 지목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측은 2007년 11월 15일 안보정책조정회의를 거쳐 11월 16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 하의 회의에서 기권 방침이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이런 입장에 따라 송 전 장관이 거론한 '북한 입장 확인' 과정은 북한에 의사를 묻는 절차가 아니라 기권 결정을 통보하는 절차였다는 것이 문 전 대표 측 주장이다

이와 관련, 이날 송 전 장관은 11월 15일 안보정책조정회의의 성격에 대해 "안보정책조정회의는 장관들이 모여 안보정책에 대해 결정할 사항을 의논하는 곳"이라며 "의논 결과를 받아 대통령이 결정해야 그때서야 의사결정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2007년 11월 15일 안보정책조정회의가 인권결의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는 회의가 아니며, 북한의 입장 확인 절차를 거쳐 11월 20일 기권으로 최종 결정했다는 자신의 주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송 전 장관은 참여정부 시절 북한 문제 논의 과정에서 본인이 다른 정부 요인들과 소통이 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소통이 됐다 안됐다 이야기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문 전 대표 측 주장에 대한 입장을 거듭 질문받자 "책에 있는 그대로"라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