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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만의 순수한 마음으로 합창의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하는 아이들이 있다. 인천시 서구 경명초등학교의 ‘경명푸른꿈합창단’이다.

 푸른꿈합창단은 지난해 3월 경명초 4~6학년 학생 50명을 단원으로 구성해 창단한 합창 동아리다. 당초 학예회 때 경명초 방미래 교사가 몇몇 아이들과 합창을 준비해 선보인 것이었지만 반응이 좋아 정식 동아리로 만들게 됐다.

 방미래 교사는 "창단 후 청라 지역 도서관 개관식이나 각종 주민 행사에서 다양한 공연을 했지만 막상 아이들이 실력을 펼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대회는 많지 않았다"며 "아이들이 열심히 연습한 만큼 이를 뽐낼 수 있는 자리를 찾다가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식 동아리가 되면서 합창단은 방 교사 외에도 성악을 배운 학부모가 재능기부로 함께 지도에 나섰다. 매일 점심시간마다 있는 연습에 찾아와 아이들의 발성이나 노래 연습을 돕고 있다.

 방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가정에서 공동체 의식을 잘 배울 수 없는 환경인데다 개성도 뚜렷해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잘 듣지 못하곤 한다"며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낮추는 자세를 배우는 것만 보더라도 합창단을 지도하면서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다"고 웃었다.

 ‘제1회 인천시 어린이 합창대회’에 참가한 단원은 30명으로, 그동안 연습에 꾸준히 참여하고 합창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아이들로 팀을 꾸렸다. 그래서인지 단원들 역시 이번 대회에 남다른 각오로 참여하는 모습이다.

 김수아(12)양은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즐겁게 노래해서 듣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합창단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황동완(12)군 역시 "우리가 경명초의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본선에서 장난치지 않고 열심히 노래하겠다"는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서구 어린이 합창대회에 참가해 금상을 탈 정도로 좋은 실력을 지닌 합창단이지만 시 규모의 큰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큰 대회 경험이 없기 때문인지 단원들은 예선에서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방 교사는 합창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만으로도 대견하다고 한다.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다른 아이들의 목소리에 묻어가거나 자신의 소리를 크게 내지 않는 등 소심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아 걱정했다"며 "그런데 올해 들어 아이들끼리 친밀해지고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 자세를 기르다 보니 이제는 교실에서도 많이 밝아지는 등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더 많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전했다.

 11월 열릴 이번 대회에서도 푸른꿈합창단은 꼭 상을 받기 위한 공연이 아닌, 스스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게 목표다.

 방 교사는 "우리 합창단의 가장 큰 장점은 순수함"이라며 "마치 어른을 따라 하는 것처럼 기계적으로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가 즐거워하면서 순수한 마음으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무대를 보여 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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