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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밤 ‘미운 우리 새끼’ 돌풍

시청률 10% 가볍게 넘으며 1위

연합 yonhapnews.co.kr 2016년 10월 23일 일요일 제0면

허를 찌르는 아이디어와 보편성이 만나니 채널이 고정된다.

 치열한 시청률 전쟁이 벌어지는 금요일 밤에 SBS TV의 새로운 예능 주자 ‘미운 우리 새끼’가 시청률 10%를 가볍게 넘기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운 우리 새끼’는 지난 21일 8회에서 전국 10.3%, 수도권 11.7%를 기록하는 등 8주 연속 금요일 밤 11시대 시청률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쟁작인 MBC TV ‘나혼자 산다’(5.6%)와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2.9%)의 시청률을 2~3배가량 앞서나가고 있고, 광고도 완판되고 있다. 

 엿보는 재미와 웃음, 공감과 감동이 혼재된 ‘미운 우리 새끼’는 달라진 시대상과 가치관을 반영하면서도, 영원불변할 ‘엄마의 마음’을 든든한 기둥 삼아 폭넓은 시청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 생후 500개월 돼도 여전히 ‘아기’

 ‘미운 네살’에게 쓰는 표현을 제목으로 가져다 쓴 데다, 생후 450~580개월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자막이 뜬다.

 허를 찔렀다. 싱글 남자의 생활을 중계하는 것은 이미 ‘나혼자 산다’가 재미를 본 아이템이지만, 같은 이야기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니 새롭게 다가왔다.

 아무리 세상이 달라져도 우리 사회에서 ‘금쪽같은 내 아들’에 대한 모성애는 시비 붙을 수 없는 강한 보편성을 담보하기에 ‘가요무대’와 ‘집밥 백선생’ 정도를 보던 엄마들이 이 ‘젊은 예능’에 즉각 반응했다.

 ‘미운 우리 새끼’의 곽승영 PD는 23일 "시청률이 기대보다 잘 나오고 있어서 우리도 놀랐다"면서 "자식이 아무리 장성했어도 부모 마음은 다 똑같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곽 PD는 "김건모, 박수홍, 토니안, 허지웅 모두 각자 자기 분야에서는 알아주는 사람들이지만 일상을 지켜보면 대한민국의 평범한 미혼남, 노총각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어머니들 역시 우리 주변의 어머니들처럼 솔직하게 아들에 대해 걱정도 하고 자랑도 하는 모습을 보여줘 보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엄마들의 반응, 흥을 돋우는 추임새로 작용

 ‘미운 우리 새끼’는 배 아파 낳고, 물고 빨며 키웠지만 이미 자신의 품을 떠난 지 오래된 40대 전후의 아들을 지켜보는 엄마의 반응이 흥행 포인트다.

 아들들은 연예인이지만, 엄마들은 여느 엄마들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모습이라 카메라 앞에서 꾸밈없는 솔직한 모습을 노출한다.

 엄마들이 한숨 쉬며 기막혀하고, 웃음을 터뜨리거나 속상해하는 모습이 프로그램의 흥을 돋우는 강한 추임새로 작용한다.

 지금껏 시청자가 몰랐던 연예인 아들들의 성장기와 뒷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엄마의 육성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이 프로그램의 참신함이다.

 곽 PD는 "방송을 안 해보신 분들이라 어머니들이 첫 녹화를 앞두고 다소 부담스러워하시고 긴장했지만 아들의 일이라며 흔쾌히 출연을 허락해주셨다"고 했다. 그는 "출연 어머니들을 보면 처음에는 자식들의 소소한 취미나 버릇까지도 신기하게 생각하며 놀라셨지만, 점차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며 변화하고 계시다"며 "시청자들도 비슷한 아들들을 둔 입장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평했다.

 방송이 두 달 정도 되자, 엄마 출연자 각자의 캐릭터가 부각되기도 한다.

 또 녹화가 시작됐는지도 모르고 동네 사랑방에서 수다 떨듯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되기도 하고, 녹화 중에 자신들의 이야기에 심취해 삼천포로 빠지기도 하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곽 PD는 "방송을 거듭해가면서 어머니들 역시 점점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며 "지금은 방송을 보고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지인이 있다고 기뻐하신 일도 있었고, 길을 가면서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다며 주변 반응에 신기해하고 좋아하신다"고 전했다. 

 

 ◇ MC 신동엽·한혜진·서장훈의 조화도 절묘

 MC 3명도 흥행에 일조한다. 베테랑 신동엽과 이제는 엄마가 돼 한층 여유로워진 한혜진, 솔직한 서장훈이 엄마 출연자들과 주고받는 입담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낸다.

 엄마들이 서장훈의 이혼 사실이나 신동엽의 사업 흑역사를 스스럼없이 거론하며 MC들을 당황시키고, MC들이 반대로 아들들의 철부지 행동을 가지고 엄마들의 약을 살살 올리는 모습은 큰 웃음을 준다.

 곽 PD는 "세 MC들 역시 시청자들의 시선을 대변하며 안정적인 진행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물론, 어머니들과 색다른 조화를 이루며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건모가 1천원짜리 라면에 자연산 송이와 전복, 무늬오징어 등 수십만원어치 재료를 털어넣어 끓이고, 토니안의 냉장고 안에서 수개월 지난 상한 음식들이 줄줄이 나올 때 MC들은 엄마들과 같이 뒷목을 잡으며 추임새를 넣는다.

 반대로 결벽증이 있는 허지웅이 무성욕과 무기력을 호소하며 비뇨기과를 찾을 때, 박수홍이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인생의 목표가 ‘부모의 호강’이라고 고백했을 때 MC들은 엄마들을 위로하며 마음을 나눴다.

 곽 PD는 "시청자들도 부모와 자식 간에 서로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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