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시립미술관 등을 포함한 문화시설 집적단지 인천뮤지엄파크(Incheon Museum Park)를 2022년까지 남구 용현·학익동 구역에 조성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10년 넘게 거듭해 온 시립미술관 건립 논의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물론 십수 년간 미술관 건립 논의가 진행된 과거 사례를 들추며 반신반의하는 이도 있고, 당분간 밥 먹지 않아도 배부를 것 같다는 평도 나온다.

 전국 광역시 중 제일 늦은 만큼 제대로 된 미술관 건립을 보고 싶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에 미술대 교수, 갤러리 대표, 문화기획자, 화가, 큐레이터 등 미술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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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숙 해반문화 이사장=그동안 시립미술관이 없는 부끄러운 문화환경을 견디며 묵묵히 살아온 시민들과 예술인들의 절절한 목소리에 이제라도 귀 기울여 준 인천시의 계획을 보고 안도감이 드네요. 6년 후가 기다려집니다.

 다만 뮤지엄파크라는 대형 프로젝트 안의 시립미술관 건립계획을 접하며 너무 큰 계획이라 과정이 지연될까 우려도 됩니다. 구현되는 과정을 전 인천시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행정과 번복되지 않기 위해 조례 제정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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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경인교대 미술교육과 교수=사실 너무 늦었지요. 그래도 급히 서둘러 후다닥 해치울 일은 아니죠. 제일 긴 안목을 가진, 제대로 된 모양새와 내실을 기할 수 있는 미술관이 세워지길 바랍니다.

 열악한 문화환경의 오명을 씻을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합니다. 무분별한 보여 주기식 문화사업이 돼선 안 됩니다. 지역 인사들의 참여와 함께 객관적 안목을 가진 실력 있는 외부 인사의 참여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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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수 경인여대 아동미술과 교수=서울시와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시립미술관이 없는 인천시에 이제라도 생긴다니 정말 고무적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죠. 매우 축하할 일입니다.

 수준 높은 미술관에 세워지면 인천시민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문화적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 봅니다. 단, 건립도 중요하지만 미술관 활성화가 끊임없이 지속돼야 합니다. 국내 최고의 시립미술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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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자 민화탐방연구소장=인천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총체적인 사업 발표라는 생각으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의 공감대를 형성시켜 줄 성대한 사업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모여야 합니다.

 생활 창작 미술로 거듭나고 있는 민화를 보여 주는 전시관도 시립미술관 내 여러 복합전시관과 어우러지는 전문 예술공간으로 자리잡길 기대합니다.


류성환 문화창작 R.A연구회 대표=인천 미술인의 숙원인 미술관 건립을 위해 많은 예술인들이 앞장서 왔습니다. 인천시의 발표를 반기며 앞으로 형식과 내용을 충실히 갖추기 위해 민관 거버넌스 체계로 면밀하게 추진했으면 합니다.

 미술관 건립계획이 발표된 만큼 건립을 추진하다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실질적인 추진 조직으로 미술관TF를 꾸리는 등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추진 기반을 견고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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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등영 인천시평생학습관 큐레이터=권위주의적인 미술관이 아니라 시민들이 도시락을 갖고 소풍 가는 장소, 그림도 보고 산책도 하고 데이트도 하는 친시민 공간이 됐으면 좋겠네요. 그러려면 전문인력과 문화콘텐츠는 필수입니다.

 미술관 야외 공간에 셀프 촬영(셀카)을 할 수 있는 멋진 조형물도 만들면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와 더욱 활성화될 것입니다. 결국은 범문화예술을 아우르는 미술관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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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라 부평문화재단 큐레이터=인천을 문화예술도시로 만들기 위한 초석이자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분명한 기회인 듯합니다. 시립미술관을 랜드마크로 삼아 서울 중심의 미술문화를 한 번 바꿔 보죠.

 전문성과 독자성을 가진 인천의 시립미술관 건립·개관을 통해 영국의 테이트모던, 스페인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처럼 도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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