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제약 산업을 흔히 ‘꿈의 산업’이라 부른다. 그만큼 성공하기 힘든 분야다. 그런데 회사를 설립한 지 반년도 채 안 돼 65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은 벤처기업이 있다. 그리고 내년 2천500억 원을 투입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1세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생산공장을 설립한다고 한다.

바이오시밀러 업계에서 무서운 신예로 주목받는 ㈜폴루스(POLUS)의 박주호(47)사장을 만난 건 그의 성급한 성공 신화를 듣기 위해서가 아니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성장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인력난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궁금해서다.

이 회사는 이미 해외 판매와 유통, 제품 생산에 필요한 연구인력까지 70여 명의 임직원을 확보한 상태다. 그리고 내년 공장을 짓기도 전에 300여 명의 생산직(오퍼레이터) 직원을 뽑아 OJT(직무교육)에 들어갈 예정이다.

"줄기세포 치료제와 같은 바이오의약에 대해 국민적 관심은 높지만, 실제 제품 생산에서 판매까지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렇다 보니 국내 업체들끼리도 핵심 인력을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박 사장 역시 CJ종합기술원과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거치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생산, 품질 등 폭넓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폴루스가 기존 업체와 같은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려는 것은 아니다. 기존 업체가 관심조차 갖지 않은 인슐린과 성장호르몬과 같은 1세대 바이오의약품을 주 대상으로 한다고 그는 밝혔다.

동물세포를 배양한 항체 바이오시밀러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지만, 배양 속도가 빠른 미생물을 활용해 값싸고 품질 좋은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50%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미 제품 생산을 위한 공장 설계부터 임상, 허가 등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고, 4년 뒤에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박 사장은 회사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을 ‘경험’이라고 했다. 현재 근무하는 직원 상당수는 박 사장과 같이 국내 바이오업체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핵심 인력이다. 신생 업체지만 기술 노하우와 제품 생산·판매에 자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이 같은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바이오의약품을 값싸게 시장에 내놓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건태 기자 jus216@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