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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장
예전과 다르게 먹고 살기가 나아져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일가친척 가운데 많은 아이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외국에서 공부한다고 나가고 있다. 생활 여건이 썩 좋아서 그런 것도 아니고 아이들 미래에 꿈을 심어주고 좀 더 커다란 사회적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처갓집 조카뻘 되는 학생이 중학교 때 미국에 공부하러 가서 이젠 그곳에서 대학을 나오고 취업하면서 가끔 고국에 둘러보고 친척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고국에 들어와 살 생각을 접은 것 같아 아까운 인재가 안타까울 때가 있다. 물론 병역 문제에 서로 내놓고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애국심이 없어서는 아닌 것 같다.

같은 젊은이는 아는데 나이든 우리만 모르는 것 같다. 똑똑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젊은이가 살면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없는 사회에서 살면서, 잘하는 젊은이가 계속 잘할 수 있게 사회가 계속 도와주기 때문이며, 특히 학교 교육 현장이 그렇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정치권과 특히 일부 교육 지도자는 교육을 그 자체로 바라보지 않고 이념과 코드를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건강하고 경쟁력 있는 학생을 육성하는데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 일부 지방교육 단체장(교육감)은 교육현장에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과 공부 잘하는 학생에 대한 증오심과 적개심을 덮어 씌우고 있다. 그들에 대한 질투와 분노에 눈이 멀어 경쟁력 있는 교육을 바라보는 이성을 잃어버린 것 같다.

 어쩌면 인천 송도신도시에 전망 좋은 값비싼 고급 아파트를 갖고 있으면서 커다란 좋은 집 사지 말라고 떠들며 강화지역을 비롯해 가까운 경기도 주변지역에는 말이 좋아 주말농장이라면서 가옥 달린 농지를 소유하거나 또는 자신의 자녀는 쉬쉬하며 미국이나 먼 영국, 아일랜드에 많은 돈 들여 어학 연수를 시키면서, 한참 공부할 시기의 학생들에게는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며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강제로 모아 놓고 학교 구성원 다수가 만족감을 준다며, 교육청이 획일적으로 강제로 시행하려는 공급자 중심 각종 교육 정책을 홍보한다. 교육현장에는 교육 자치로 각종 교육정책이 들어오면서 선거 표를 의식한 정책이 학생보다는 교육 여론을 주도하는 선생님에게 다가가는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 조성보다 선생님의 근무여건에 초점이 주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일반 근로자와 같은 시각에서 선생님이 근무하기 편하고 학생 지도에서 책임지지 않는 방향으로 바꾸면서 늘 학생의 인권·인격을 설명하며 학생의 건강 그리고 학생의 행복 추구권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학부모도 동의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학교와 교실 현장은 첨단화됐지만 정작 학생들이 교과시간을 넘어서서 쉽게 다가갈 수가 없다. 학생이 있으면 선생님이 있어야 하는 교실 현장에서 있을 수 있는 갖가지 책임문제를 떠안을 수 없기에 학부모가 직장에 출근 후 등교하도록 하는 9시 등교 그리고 각종 방과 후 활동 등을 보이지 않게 힘들게 하고 일찍 교문을 닫아야 하는 교육현장을 등교시간 정상화 그리고 방과후수업, 보충·자율학습 선택권 확대로 공교육을 떠나 사교육 현장으로 가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두발, 복장 자율화가 학생들 개성의 다양화와 인권으로 포장해 선생님으로서의 생활지도를 포기하도록 해, 학생으로서 신분을 벗어난 각종 탈선과 성문제를 일으키게 하고 있다. 선생님에게는 서류로 책임을 벗어나서 학생들을 지도하도록 하는 책임면피성 상부 보고, 공문서 과다업무로 학생 학습지도를 위한 선생님의 수업혁신은 뒷전에 밀리고 있다.

 며칠 전 만난 교장선생님은 획일적이고 강압적인 업무지침 지도로 학교장으로서의 재량적 학생지도 자율권은 하나도 없다며 푸념했다. 이제라도 교육감 중심의 공급자적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학부모 그리고 학교로 이어지는 상향식 수요 중심교육으로 개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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