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전체 1순위로 뽑힌 대한항공 가스파리니는 기대와 달리 득점·서브 위력이 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전체 1순위로 뽑힌 대한항공 가스파리니는 기대와 달리 득점·서브 위력이 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시즌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분위기다. 남자 프로배구가 개막 이후 팀별로 4경기씩을 치렀다. 아직 무패 팀도, 무승 팀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올 시즌 V리그는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개막 이후 3연승을 질주했던 대한항공은 지난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KB손해보험에 세트스코어 1-3으로 덜미를 잡혔다. 현재 1위 대한항공(승점 8)부터 4위 한국전력(승점 7)까지 승점 차는 고작 1점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고 시즌 첫 승리를 신고한 5위 KB손보(승점 5)는 대한항공에 승점 3 차이로 다가섰다.

이처럼 각 팀이 촘촘하게 붙어 있어 승리와 패배가 엇갈리는 순간 곧바로 순위표가 요동칠 수 있다.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은 1승3패, 승점 3으로 최하위지만 최근 2경기에서 모두 풀세트 접전을 치르며 점차 팀 전력이 정상화되는 분위기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제도(면접 통해 선발)를 도입하면서 기대했던 전력 평준화가 현실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대한항공은 트라이아웃 전체 1순위로 밋차 가스파리니를 뽑는 행운을 누리며 단박에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가스파리니는 득점 5위에 그친 것은 물론 ‘서브 머신’이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게 서브에서도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4경기에서 서브에이스는 7개가 고작이다. 반대로 서브 시도 64개 중 범실이 22개에 달한다. 득보다 실이 더 많다.

반대로 삼성화재가 4순위로 지명한 타이스 덜 호스트, 우리카드가 5순위로 뽑은 크리스티안 파다르는 득점 부문 1, 3위에 오르며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트라이아웃 순위와 외국인 선수의 능력이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다.

리그 판도를 좌지우지할 특급 외국인 공격수가 부재한 상황에서 결국 팀 성적의 변수는 토종 공격수의 활약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최하위였던 우리카드(승점 8·2승2패)가 올 시즌 2위에 자리하며 초반 선전하는 비결에는 최홍석의 공격력이 살아난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최홍석은 올 시즌 4경기에 모두 출장해 경기당 15.5점, 공격 성공률 56.0%를 기록 중이다.

KB손보 역시 30일 대한항공전에서 승리한 데에는 김요한과 이강원, 두 레프트 공격수의 분전이 자리했다.

이 밖에도 하위권 팀의 반란에 기대를 걸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6위 삼성화재는 오는 26일 국가대표 라이트 박철우가 공익근무에서 소집해제돼 팀에 복귀한다. 7위 OK저축은행 역시 지난 시즌을 마치고 수술을 받은 토종 주포 송명근의 컨디션이 다시 살아난다면 2라운드 정도에는 충분히 예전의 저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올 시즌에는 어느 하나 쉬운 팀이 없다"며 "조금만 준비를 잘 못하면 당하기 일쑤다.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과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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