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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일열 서정대 지역발전연구소장
요즘 내 일과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문자메시지, 일정, 이메일을 보고 뉴스를 검색한다. 인터넷과 컴퓨터가 보편화된 요즘, 우리는 정보시대라는 것을 실감하며, 손 안에 든 스마트폰은 거대한 도서관과 같아 무엇이든 검색하면 금세 알 수 있다. 특히 요즘 청소년들은 물건을 구매할 때나 식당에 갈 때도 먼저 검색을 하는 ‘검색 세대’가 등장한 셈이다.

 인터넷에 익숙해지면서 우리는 인터넷이 만든 거대한 정보 공간 속에 살아간다. 즉 실세상과 사이버세상,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수시로 오가며 살아가는데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생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즉 정보시대에 맞는 인간이 되어야 하며 정보시대의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이런 인간의 모습을 일본의 저술가 다치바나 다카시(立花 隆)는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청어람미디어, 2001)에서 정보 신진대사체라고 했다. 인간을 생물학적 존재로서 산소를 마시고 탄소 가스를 배출하면서 살아가는 가스 교환체라거나, 음식물을 먹고 배설물을 배출하는 영양물 신진대사체라고 말할 수 있듯이 정보시대의 인간상을 가장 정확하게 묘사한 것은 인간을 끊임없이 정보를 입력하고 출력하는 정보 신진대사체로 보는 것이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입력하고 출력하는 정보의 흐름(시스템의 효율성)을 확장해 그것을 계속 선별하고, 필요한 정보를 하나하나 찾아내어 이용함으로써 자신을 정보체로서 높여 정보 신진대사량, 정보 이용량이 많은 고도의 정보 인간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는 한마디로 정보 시스템의 효율성을 늘리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우리 교육이 상당부분 산업시대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산업혁명 이후 교육은 정보를 입력하는 데 주력했다. 정보를 지식이라는 말로 바꾼다면 지식의 습득, 즉 배우는 데 치중했다. 이 시기에는 지식 생산자와 소비자가 분리돼 있었다. 학자나 대학이 지식 생산을 거의 독점했다.

 대학 진학은 지식 생산자들이 공급하는 지식을 습득하는 데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지식 소비자는 그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면 원하는 직업을 얻을 수 있고 거의 평생직장이 보장됐다.

 이제는 지식 생산의 독점이 깨졌고 정보의 유통비용은 낮아지고 있다. 또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정보를 생산하는 시대가 됐다. 이 같은 추세는 점점 일반화돼 가고 있다. 우메사오 다다오는 일찍이 『지식생산의 기술』(김욱 옮김, 북포스, 2009.)에서 이를 강조했다. "오늘날 지식생산은 지식정보사회의 일원인 현대인에게는 당면 과제이다. 연구자, 학생, 문필업자, 일반 샐러리맨 등은 정보산업 종사자에 해당한다. 범위를 확대하면 이 사회에 속한 모든 사람이 생각하고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예전보다 향상된 생활을 가꿔나가는 지식생산 활동에 동참해야 한다. 그야말로 정보대량화 시대다. 사회는 모든 구성원들이 새로운 정보를 생산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이를 전제로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리하고, 정리를 통해 생각하고, 결론을 내리고, 타인에게 전달하고, 행동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정보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각자가 정보의 입력과 출력, 정보의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정보 신진대사체로서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높일 것인지, 무엇보다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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