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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시간
129분/드라마/12세 관람가

"세상은 믿어 주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너만 믿어 주면 돼!"

13살에 실종돼 며칠 만에 어른이 돼 버린 남자 ‘성민’과 모두들 의심하는 그의 말을 믿는 단 한 명의 소녀 ‘수린’의 이야기인 영화 ‘가려진 시간’이 오는 16일 개봉한다.

엄마를 잃은 후 새아빠와 함께 섬 화노도로 ‘수린(신은수 분)’이 이사 오며 영화는 시작된다. 공상에 빠져 홀로 지내는 그녀에게 호감을 가진 6학년 동급생 성민(아역 이효제·성인역 강동원)이 말을 건네며 쑥스러운 교제도 시작된다.

이들이 둘만의 암호 노트로, 둘만의 공간인 폐가에서, 둘만 아는 추억을 쌓아가던 어느 날 성민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실종돼 버린다.

문제는 그때부터다. 며칠 뒤 한 낯선 성인 남자가 자기가 성민이라며 수린 앞에 나타난다. 모든 것이 멈춰진 세상에 갇혀 그새 자기만 어른이 됐다고 말하는 성민과 함께 영화는 판타지 색깔을 띠며 예상할 수 없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작품을 몇 가지 단어로 정리하면 ‘비밀’, ‘첫사랑’, ‘판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엄태화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인 ‘가려진 시간’은 그가 2012년 제11회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탄 작품 ‘숲’과 비슷한 면이 많다. 32분짜리 단편영화인 ‘숲’도 3가지 단어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숲’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 엄태구는 ‘가려진 시간’에서는 주인공 성민의 친구인 ‘태식’으로 출연한다. 감독 엄태화와 배우 엄태구는 실제 친형제로 영화계에서도 붙어 사는 관계로 알려져 있다.

또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을 놓고 사실이지만 이를 외면하는 세상 사람들과 달리 믿음을 끝까지 지키는 ‘수린’의 이야기는 지난해 개봉한 ‘뷰티 인사이드’와 비슷한 판타지적 설정이라는 평가도 있다. ‘뷰티 인사이드’에서 매일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남자친구를 믿어 주는 여자친구 ‘이수’는 ‘가려진 시간’에서 갑자기 성인이 돼 찾아온 남자친구를 믿어 주는 ‘수린’과 흡사하다. 이렇듯 ‘믿음이란 무엇인가’란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하는 점이 공통점이다.

이 영화의 특징은 영상미다. 우거진 수풀과 나무로 둘러싸인 신비로운 숲, 푸른빛의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바람의 흐름과 나뭇잎 하나의 움직임까지 신경쓴 흔적이 보인다.

개봉을 열흘 넘게 앞두고도 이미 전국 74개 상영관을 확보했다고 한다. 흥행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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