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oull)’은 순수 우리말로 ‘여럿이 조화돼 한 덩어리로 크게 된다’는 뜻의 ‘어우르다’의 준말이다. 인천의 다양한 화장품 제조사가 ‘어울’이란 공동 브랜드로 뭉쳐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 전면에 김창수(52)어울 유통대행사 총괄본부장(대표이사)이 있다.

지난 1일 한중 FTA 경제협력시범지구인 중국 웨이하이(威海)시에서 중국 바이어를 상대로 제품 홍보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그를 만났다. 마침 이날 웨이하이시에는 대중국 진출의 교두보가 될 ‘인천관’ 개관식이 열리고 있었다.

김 본부장은 인천관에 어울 제품 상설 전시관을 마련하고 2명의 직원을 파견했다. 그동안 어울 제품은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을 통해 어느 정도 입소문이 난 터였다.

"한류 덕에 한국 화장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이 나쁘지 않다. 그러나 영세한 화장품 제조업체가 까다로운 중국의 관세장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일부 업체의 경우 펄프(화장품 원료)만을 수출,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닌 ‘차이나’로 판매할 수밖에 없었다."

김 본부장은 그동안 어울이 내수 판매와 국내를 찾은 중국 관광객을 상대로 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설 때라고 했다. 인천관은 어울의 해외 수출 첫 번째 전진기지인 셈이다. 그에 따르면 어울은 현재 14개 제품에서 중국 식약품감독관리총국(CFDA) 위생허가 인증을 신청해 놓고 있다. 올 연말 위생허가 인증을 받게 되면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출길이 열린다. 이미 어울의 브랜드를 단 마스크팩은 싱가포르와 태국 등 동남아에서만 10만 장이 팔려 나갔다.

"내년 매출 목표는 100억 원이다. 중국 내 총판 매장도 90개 이상 늘릴 예정이다. 당당히 ‘어울’이란 인천 브랜드를 달고 10억 중국 시장에 도전하겠다."

대중국 시장 진출에 따른 김 본부장의 포부는 옹골차다. 공동 브랜드는 좀처럼 성공할 수 없다는 경제계 속설도 ‘어울’에게는 예외다. 어울 공동 브랜드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수도 기존 12개에서 16개로 늘었다. 매출도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품 생산에서 출고까지 꼼꼼하게 관리한다. 기존 공동 브랜드의 경우 제조사별로 경쟁할 이유가 없다 보니 판매를 대행하는 업체에서 가격을 경쟁했다. 같은 제품을 판매처마다 다른 가격에 판매해 신뢰성이 떨어져 시장에서 도태되는 경우가 많았다."

김 본부장은 지방정부에 대한 공신력과 제품의 우수한 질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면 공동 브랜드는 충분히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지건태 기자 jus21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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