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정승오 감독, 윤서형·이란희 배우가 손가락으로 엑스(X)자를 표현하며 ‘청소년들의 도박중독이 없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고 있다.
▲ (왼쪽부터)정승오 감독, 윤서형·이란희 배우가 손가락으로 엑스(X)자를 표현하며 ‘청소년들의 도박중독이 없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고 있다.

"가출한 청소년들이 온라인 도박에 쉽게 빠지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 최근 인천과 부천에서 촬영한 독립영화 ‘동상이몽(가제)’이 편집만 마치면 곧 상영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려요."

오는 23일 시사회를 앞두고 정승오 감독과 주인공을 맡은 이란희·윤서형이 지난 11일 인천 부평아트센터에 모였다. 제작 후기를 발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TV 프로그램인 ‘프로듀스101’을 통해 얼굴을 알린 배우 윤서형은 연기자로의 변신을 위해 첫 스크린 도전으로 독립영화를 선택했다. ‘프로듀스101’ 최종 11인에 뽑힌 연습생들은 걸그룹 아이오아이(I.O.I)로 승승장구 중이지만 37위로 떨어진 그녀는 연극·뮤지컬에서 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

"오전 인터뷰에 오기 위해 서울 송파구 마천동에서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화장과 머리를 다듬었는데 사진이 잘 나올까 걱정이에요. 사실 영화 촬영을 위해 인천에 처음 와 봤고요. 인천지하철을 찾지 못해 리허설에 늦은 적도 있을 정도였어요."

방송이 아닌 영화 카메라 앞에 처음 선 소감에 대해서는 영화가 체질이라는 답을 내놨다.

"방송의 경우 1초의 장면을 위해 항상 긴장된 상태로 대기해야 하잖아요, 영화에서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강조하다 보니 화장 없이 민낯으로 연기해 오히려 편했어요. 또 ‘예쁘면 안 돼’라는 정 감독님의 요구에 처음에는 조금 짜증이 났지만 나중엔 자는 장면에서 실제로 잤을 정도로 연기가 편했어요."

이 대목에서 엄마 역을 맡은 배우 이란희가 한마디 거들었다.

"배우 지망생인 서형이가 영화 출연을 위해 긴 머리를 싹둑 잘랐답니다. 촬영장에서 지켜본 결과 이제 대학생 1학년인 나이치곤 연기 열정이 대단한 편이에요."

원래 인천에서 사회성 짙은 작품들의 메가폰을 잡아오다 이번에 연기에 도전한 이란희 감독은 출연료가 얼마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영화에 출연했다. 동료인 정승오 감독의 연출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는 평을 꺼냈다.

"사전 리허설을 많이 하면서도 현장에서는 즉흥 연기도 시도해 보고, 배우들의 습관과 가정사도 영화와 일치시키려 보려는 노력을 통해 작품의 진정성을 높이는 자세 등은 본받을 만해요."

옆에서 배우들의 인터뷰를 말 없이 마냥 샌님 같이 지켜만 보던 정승오 감독은 "도박이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만든 작품인 만큼 영화관뿐만 아니라 학교나 사회복지기관 등에서도 많이 상영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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