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민 수업 3:식량 불평등
박병상/풀빛/104쪽/1만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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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현대에도 여전히 식량은 부족한 걸까요? 그렇지 않아요. 지구에서 생산되는 식량은 전 세계 인구가 먹기에 충분하답니다. 하지만 5초에 한 명꼴로 아이들이 굶어 죽는답니다. 이런 참혹한 일이 왜 벌어지는 걸까요?"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식량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을 살핀 책이다. 책의 부제 ‘남아도는 식량, 굶주리는 사람들’처럼 어떤 곳에서는 음식물쓰레기가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넘쳐나고, 다른 어떤 곳에는 사람들이 굶어 죽는 비극적인 상황 설명부터 시작한다.

물론 아이들을 위해 지어진 동화책인 만큼 설명은 자세하다.

『잘 먹지 못해 비쩍 마른 아프리카 흑인 아이를 보면서 궁금해 합니다. 왜 먹을 음식을 구하지 못하는지 아이들은 이해할 수 없지요. 현재 전 세계 74억 명의 사람들을 모두 먹이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억 명이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비극의 원인을 개인의 나태한 성향이나 지리 환경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봅니다. 지리 환경적인 요인이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수억 명의 사람이 모두 빈곤할 수밖에 없는 성향을 타고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충분히 이해가 가나요?』

이렇듯 남아도는 식량과 굶어 죽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해 아이들의 세상을 보는 시각을 확장시켜 주기 위한 여러 가지 수업들이 이어진다.

저자 박병상은 "빈곤의 문제는 개인의 성향을 원인으로 보는 것과 사회구조적인 모순의 결과로 보는 것에 따라 해결책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이게 이해되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시선도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유전자 조작 식품(GMO), 공장식 축산, 공정무역, 유기농업 등 아이들이 미처 몰랐던 사실들을 알린다. 고기를 왜 덜 먹어야 하는지, 제철 시골에서 생산된 유기농 농산물이 왜 좋은지, 첨가물이 잔뜩 들어간 음식은 왜 나쁜지, 패스트푸드는 뭐가 문제인지 등에 대한 답을 전하기 위해서다.

결국엔 올바르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위한 실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주제는 아이들에게 어려울 수는 있어도 이해하기 쉽도록 자세한 설명과 함께 그림을 실었다.

저자 박병상은 수십 년간 ‘환경과 인간’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펼쳐 오고 있는 환경운동가이다. 인하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11월 24일 출간 예정.

트렌드 코리아 2017   
김난도 등 6인/미래의창/432쪽/1만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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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丁酉年) 닭띠 해인 2017년을 앞두고 서울대 김난도 교수 등 미래학자들이 내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한국 사회를 주도할 것인가를 짚어 본 책이다.

우선 퍼펙트 스톰이라고 표현한 경제위기의 파도가 몰려 오고 있다는 예측이 눈길을 끈다. 한국 경제의 곳곳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진짜(?) 영업의 시대가 온다고 주장한다.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이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곧 영업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고도화된 영업만이 가격에 극도로 민감하고 수많은 정보로 무장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국가도 사회도 가족도 나를 보호해 줄 수 없고, 어떻게든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각자도생’의 트렌드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밖에도 ‘욜로 라이프’, ‘픽미세대’ 등 10가지 방향을 통해 2017년 소비트렌드를 전망하고 있다.

그의 노래
최일화/황금알/288쪽/9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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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남동고 영어교사로 정년퇴직한 시인 최일화의 열 번째 시집이다. 그는 1985년 등단해 2013년 제25회 인천문학상을 수상했다.

최일화의 시 세계에 대해 문학평론가 권온은 소박하고 명쾌한 작품이라고, 김영탁 시인은 옛것에서 현재의 삶을 반추한 시라고 표현했다. 둘 다 맞다.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이해하기 쉬운데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들이 많기 때문이다.

시 ‘열세 살’을 소개한다.

『열세 살 적에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할아버지 손을 잡고 입학해 나는 일 학년이 되었다./ 보답으로 졸업식 때 군수상을 타 궤연에 올려드렸다./ 손녀딸을 데리고 마실을 다니던 어머니/ 손녀딸 졸업식 때 손녀딸과 함께 마지막 사진을 찍으셨다./ 튼튼한 증손주를 낳아 딸은 할머니 은혜에 보답했다./ 열세 살 적 눈으로 내가 할아버지를 보아왔듯이/ 열세 살 적 마음으로 딸은 할머니를 기억할 것이다./ 열세 살 적 마음 그 마음은/ 기도하지 않아도 기도하는 마음/ 노래하지 않아도 언제나 노래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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