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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털 아티스트 오모테 히로아키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02년 10월 08일 화요일 제0면
"21세기는 아시아의 정신문명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제가 추구하는 토털 퍼포먼스는 가장 아시아적인 것의 세계화를 지향합니다"

15-16일 오후 7시 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토털 퍼포먼스 '혼의 구제자Ⅱ(The Savior Ⅱ)'를 공연하기 위해 내한한 일본 오사카(大阪) 출신 연출가 오모테 히로아키(表博耀.40)씨는 이색적인 경력을 지니고 있다.

중졸 학력인 그는 원래 헤어 디자이너 출신으로 지금도 오사카에서 자신의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으나 근래에는 자신이 직접 제작.연출하는 토털 퍼포먼스로 더 유명해졌다.

"평소 동양의 우수한 정신문화를 서양에 알리는 작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헤어쇼 연출을 하면서 토털 퍼포먼스에 대한 영감을 축적했습니다. 10여년 구상 끝에 오늘날의 토탈 퍼포먼스를 선보이게 된 것입니다"

그가 추구하는 토털 퍼포먼스는 오페라와 연극, 뮤지컬, 영화, 무용, 패션쇼,컴퓨터 그래픽 등이 혼재된 형식의 종합예술이다.

일본 전통의상을 독특하게 변형한 옷을 입은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기도 하고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현란한 영상이 무대를 장식하기도 한다.

"저의 선배 세대들은 서양, 특히 미국의 문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나 저는 의식적으로 서구의 문화적 양식을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가장 영감을 받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일본 전통문화와 자연입니다"

오모테씨는 아시아인들이 서구문화에 대한 열등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가령 다양한 문화를 공부한다는 차원에서 보자면, 일본인이 프랑스로 유학가서 불문학을 공부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궁극적인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결국은 그런 모든 토양이 바탕이 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 가장 아시아적인 것을 세계화시키는 작업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는 아시아 각국, 특히 한국 예술인들과의 공동작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비슷한 문화적 요소를 많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 디자이너와의 합작을 통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만드는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샤넬이나 구치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역사가 길어봐야 150년인데 비해 교토(京都)같은 곳에는 800-900년 전통을 가진 의상점이 수두룩합니다"

비록 중줄 학력에 불과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도쿄대(東京大) 출신 엘리트 관료들이 자신의 창조성을 필요로 한다며 제도화된 아카데미즘에 길들여지지 않은 것이 오늘날 자신의 창조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일본에서도 출신 대학이나 직함을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일류대 출신들은 이미 만들어진 것을 암기하는 능력은 뛰어날지 몰라도 인간 향상의 핵심요소라 할 수 있는 창의성에서는 대부분 터무니없이 떨어집니다"

그가 이번에 국립극장 무대에 올리는 '혼의 구제자 Ⅱ'는 지난 2000년 가을 제3회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기념으로 LG아트센터에서 공연했던 '혼의 구제자 Ⅰ'의 속편이다.

태양신앙에 바탕을 둔 전설의 대륙 '무'의 왕 '라무'가 힘만으로는 세상을 다스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사랑과 용기를 가지고 세상을 바꾸려는 여정을 떠나는 줄거리다.

"19-20세기를 거치면서 영미 중심의 서구 물질문명이 세계사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면서 전세계에 물질주의가 팽배해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아시아의 숭고한 정신문명입니다. '혼의 구제자'는 아시아적 정신문명의 가치에 바탕을 둔 작품입니다"

오모테씨는 칭기즈칸이 종이에 글씨를 쓰던 시절 유럽에는 종이조차 없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16세기까지만 해도 서구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던 아시아 정신문명의 우월함을 우리 스스로가 깨닫고 부활시킬 책임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미 구미 무대에서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그는 최근에는 싱가포르, 홍콩, 한국,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일종의 '아시아 패키지' 공연물을 만들 것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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