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꼭 해야 하는 이야기들 
안젤로 E. 볼란데스/청년의사/240쪽/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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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서 사망하기를 원지만 실제로는 3분의 2 이상은 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사망한다. 원하지 않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매우 많다는 뜻이다. 가장 큰 원인은 뭘까? 죽음에 대한 대화와 설명이 부족 탓이다."

죽음을 앞두고 "할 수 있는 치료는 다 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환자들과 가족들 앞에서 주치의라도 조언을 꺼내기는 어렵다. 환자에게 의학적 사실을 요약해 주고 가능한 처치를 열거하면서 그에 따른 위험 요인과 장점을 확인하고, 마지막에는 꼭 공식과도 같은 면책 발언으로 얘기를 마무리 짓는 게 현실이다.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인 저자 안젤로 E. 볼란데스(Angelo E. Volandes)는 이런 괴롭고 당혹스러운 임종기 때 인생의 바람직한 마무리를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7명의 환자 이야기를 통해 그가 얻은 결론은 생애 마지막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최첨단 의학기술이 아니라 대화라는 것이다.

미국 의료계에서 과도한 생명 연장 치료로 환자들이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는 그의 목격담으로부터 내용이 시작한다. 이런 상황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의사들이 중증 환자들과 의료서비스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환자를 살게 하자’는 목적 아래 미국 의료계 어느 누구도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또 환자들이 스스로 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에 갑자기 처한 경우 등에도 죽음에 대한 대화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죽음에 대해 미리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거의 없기에 대신 의사 결정을 내려줘야 하는 가족에게도 엄청난 고통이 뒤따른다. 무조건 사람을 오래 살려 두기를 촉진하는 의료시스템 속에서 가족들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는 고통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에 환자와 가족, 의사 간에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자가 치료의 중심에 있고 환자가 스스로의 의료적 처치에 대해 이해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임종기 케어’라는 어려운 주제에 대해 미리 대화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이다.

방법론으로 ▶대화하기(환자용) ▶대화하기(가족용) ▶자신의 건강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사전의료의향서 작성하기 등을 설명하고 있다.

또 친절하게도 ‘추가로 읽으면 좋은 책들’도 추천해 놓고 있다.

한국 정서나 상황에 맞는 발간물도 함께 읽어 보길 권한다. 인간이 필수불가결하게 맞을 수밖에 없는 죽음이라면 어떻게 맞이하는 것이 가장 인간답고 행복한 결말일까에 대한 고민으로 출간된 것이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아름답고 존엄한 나의 삶 교육프로그램」이다. 존엄한 죽음 준비를 위해 연명의료, 호스피스 완화 의료, 사전의료의향서, 사전장례의향서, 유언장 등을 소개하고 있다.

2030 인재의 대이동    
최현식/김영사/260쪽/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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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예측 전문가인 최현식의 주장은 새롭다. 앞으로 몇 년 안에 4차 산업혁명 등 중요한 변화가 발생한다는 미래예측 설명보다는 인생을 준비하는 20∼30대 청년들이 곧 맞닥뜨릴 미래를 굉장히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다.

206쪽에 나온 인상적인 문구를 그대로 옮겨 본다.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다를 것이다. 자본이 없어도, 기득권 세력이 아니어도 아이디어만 있다면 충분히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시대가 된다. 자본은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해 조달할 것이다. 제품은 3D프린터를 사용해 생산할 것이다. 생산된 제품은 펀딩을 통한 직거래로 곧장 판매되기 때문에 재고를 쌓아 두지 않아도 된다. 시장은 세계 70억~100억 인구로 확장된다. 제조업의 진입장벽이 완벽하게 무너지는 것이다.』

억압되고 소외되며 앞날을 걱정하던 개인들이 혁신적인 신기술을 이용해 자본과 권력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윤재왕·윤지영/로고폴리스/528쪽/1만8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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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저자들이 7년 전에 출간된 「안녕 헌법」의 내용을 보강해 내놓은 개정판 「지금 다시, 헌법」이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 18일 출간되자마자 한 대형 서점 집계 기준 정치·사회 부문 베스트셀러 3위에 오른 이유는 뭘까?

‘시민을 위한 헌법 해설서’라는 저자들의 소개처럼 최대한 쉬운 말과 간결한 문체로 다양한 예를 통해 각종 헌법 조항의 의미와 배경을 설명했기 때문일까?

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알고 있는,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 130개의 헌법 조문을 국민들이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헌법 개정 논의와 맞물려 법의 행간에 담겨 있는 헌법 정신과 사회적 정의를 다시 되새겨 보고 싶다는 국민들의 정서와 딱 맞아 보인다.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시민의 입장에서 볼 때 기본권 확장이 다음 개헌의 중심 과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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