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도 ‘생활문화지원조례’가 제정돼 시민 문화활동의 저변이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처럼 생활예술 동아리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생활예술 동아리가 정기적인 창작활동에다 전시회까지 개최하며 오래 지속되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2014년 10월 창립된 ‘푸른쪽빛회’는 예외다. 지난 10∼16일 계양아트갤러리에서 ‘미(美)로 가는 한걸음’이란 전시를 열어 2년 만에 창립전도 개최했다.

총 30명 회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중년에 접어들어 처음 미술을 접한 이도 있고, 소싯적에 그림을 그리다 붓을 놓고 잊고 살다가 뒤늦게 예술가의 꿈을 향해 가는 회원이 있을 정도로 각양각색이다.

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오병선(62)회장은 "‘쪽빛보다 더 푸르고, 스승을 뛰어넘는 훌륭한 제자가 되겠다’며 주부·직장인·자영업자·사업가 등 아마추어 작가들이 결성한 모임"이라고 소개했다.

또 "아름다움을 공부하는 행복한 모임을 표방하며 최소한 일 년에 한 번 전시 개최를 목표로 삼았는데 2년 만에야 창립전을 열었다"며 "유화·수채화·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였지만 주제 없이 각자 대표작을 출품해 통일성이 결여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내년 전시부터는 주제를 선정해 프로 작가 전시다운 모양새를 갖출 계획이란다.

하지만 생활예술 동아리의 장점은 다른 곳에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계양여성회관·미추홀문화회관 등에서 계양구미술협회 라선 회장의 지도를 받아 가며 같이 공부한 인연으로 시작한 40∼50대 중년들의 모임이다.

그림을 아트와 기술로만 보는 것이 아닌 ‘펜과 붓을 들 때 가장 행복해하는 이들의 모임’이라는 것이다. 총무를 맡고 있는 김영자(50)씨도 마찬가지다.

김 총무는 "참사랑 노인간호센터란 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는데 작업을 위해 화실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3년 전 그림을 처음 접해 30여 회의 전시에 참여할 정도로 푹 빠져 산다고 했다.

아마추어 작가들의 모임인 푸른쪽빛회 회원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 점은 따로 있다.

"스트레스도 풀고 재미 삼아 그림 등 예술활동을 시작한 거잖아요? 그런데 재능이 없다고 스스로 마음고생을 자초하는 분들이 더러 있어요. 차라리 작품활동을 놀이로 생각해 보세요. 큰 욕심 갖지 말고 자기만의 표현에 열중해 최선을 다하면 얼마 안 돼 길이 보인답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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