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부족이 남성 당뇨병 환자의 당뇨망막증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안과 지동현 교수팀은 2008~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40세 이상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1천670명(남성 845명, 여성 825명)의 수면시간과 당뇨망막증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 결과, 하루 평균 5시간 이하로 수면을 취하는 남성 당뇨병 환자들은 6~8시간 수면을 취하는 환자들에 비해 당뇨망막증에 걸릴 확률이 1.8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뇨망막증이 많이 진행돼 실명의 위험이 높은 상태를 뜻하는 ‘실명위험 당뇨망막증’에서도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인 경우 6~8시간 수면을 취하는 환자들에 비해 그 위험성이 1.5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결과는 당뇨망막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나이, 체질량지수, 당뇨유병기간, 공복혈당, 고혈압, 당화혈색소 등의 요소를 모두 보정한 후 자료를 분석한 것으로, 오직 수면시간과 당뇨병 환자의 당뇨망막증 유병률과의 관계를 확인한 연구라는 데 그 의미가 크다.

즉,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병 환자들이 적정한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대표적인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망막증의 발병 위험을 낮추고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단, 수면의 당뇨망막증 예방 효과는 남성 환자에서만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여성 당뇨 환자에서는 그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빈센트병원 안과 지동현 교수는 "수면 부족이 어떻게 당뇨망막증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수면 중에 분비되는 멜라토닌이라는 물질이 당뇨병에서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고 당뇨합병증 예방에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동현 교수의 이번 연구 성과는 유럽 안과학회지인 Acta Ophthalmologica 7월호에 게재된 바 있다.

한편, 당뇨망막증은 당뇨의 흔한 합병증 중 하나로 눈의 뒤에 위치한 망막이라는 조직이 망가져 결국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 질환의 특성상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박노훈 기자 nh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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